장남식 손해보험협회 회장이 이달 말로 임기가 만료되면서 차기 회장 인선에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손보협이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회장추천위원회 구성 이사회를 당분간 개최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올 연말쯤에나 차기 회장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13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손보협회는 당분간 차기 회장 선출 절차를 연기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의 분위기를 살피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차기 회장을 뽑는 데 신중을 기하자는 업계 의견이 있어 회장 선출 절차를 보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손보협회 회장은 회원사 6개사 사장으로 구성된 이사회가 회의를 열어 회추위를 구성하고 회추위가 후보를 복수 추천하면 총회에서 투표로 결정한다. 업계가 자율적으로 회장을 선출하는 방식이지만 실질적으론 금융당국의 눈치를 본다. 특히 관(官) 출신이냐 민(民) 출신이냐를 두고 현재 차기 회장에 대한 논의가 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손보협회장은 그간 관례적으로 금융위 등 고위 관 출신이 맡아 왔다. 그러나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여파로 관피아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당시 회추위는 차기 회장 자격 요건을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정하고 그 요건을 충족하는 장남식 회장을 새 회장으로 선출했다. 장 회장은 옛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사장 출신이다. 손보협회장으로 민 출신이 선임된 것은 지난 1992년 이석용 회장, 1998년 박종익 회장에 이어 장 회장이 세 번째였다.
실제 지난 관치금융 논란 이후 손보협회장을 비롯한 금융협회장은 모두 민간 출신으로 바뀌었다. 은행연합회와 생명보험협회, 금융투자협회, 여신금융협회 등 5대 금융협회장들이 현재 모두 민간 출신이다.
손보협은 이 외 민간금융협회 중 가장 먼저 차기 회장을 선출해야 하는 것에 있어서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 현 은행연합회장의 임기 만료일은 오는 11월 30일이고 생보협회장은 12월 8일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손보협회가 은행연합회나 생보협회가 차기 회장을 어디서 뽑는지를 보고 선출 과정을 진행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통상 한 달 전 회추위가 꾸려져 오는 11월이면 차기 손보협회장 후보군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다른 협회의 상황을 지켜보고 선출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차기 회장이 선출되지 않을 경우 지난 2015년 2월 제정된 정관에 따라 장 회장은 계속 유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