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들이 이른바 '살충제 계란 파동'과 관련한 정부의 예방과 대응이 부실했다고 강력 비판했다.
특히 여야 의원들은 정부의 이번 대응에 대해 한 목소리로 비판하면서도 각각 '박근혜정부 책임론'과 '초동대응'에 방점을 찍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상수산위원회는 17일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은 "이번 사태의 초기 대응을 높이 평가한다. 국민으로부터 그나마 신뢰받을 수 있는 조치였다"면서도 "이미 지난 4∼5월 시민단체에서 농식품부에 살충제 검출 계란을 우려하며 공문을 보낸 적이 있다"며 "이것은 예고된 대란이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와 시민단체 토론회 등에서 지적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손을 놓고 있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위성곤 의원도 "이미 1년 전에 닭을 향한 살충제 직접 분사 문제가 제기됐다"며 "왜 당국에서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느냐"고 질타했다.
이처럼 여당 의원들이 전 정부에 대해 책임을 묻는 모습을 보인 반면, 야당 의원들은 현 정부의 대응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자유한국당 김태흠 의원은 "농식품부와 식약처가 초동 단계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살충제가 검출되고서 사흘 만에 전수 조사를 완료할 것이었으면, 애초 8월 초에 전수 조사를 마쳤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 또한 "(세월호 사건과 마찬가지로) 살충제 계란 파동도 완벽한 인재(人災)였다. 공직자들이 책임감을 느끼고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가 하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출석도 요구됐으나 "충북 오송에서 살충제 검출 계란 긴급대응본부 회의를 하고, 진천에서 현장 점검을 해야 한다"며 불출석했다.
이에 여야는 오는 22일 농해수위 전체회의에 류 식약처장의 출석을 요구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또한 이날 야당들은 이번 파동과 관련해 류 식약처장의 자진사퇴 또는 해임을 촉구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류 처장은 어제 살충제 계란 파문과 관련해 국회 보건복지위 업무보고에서 거짓말과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해 결국 복지위가 파행됐다"며 "경험과 전문성 없이 코드 인사로 임명된 류 식약처장을 즉각 해임하고, 문재인 정부는 조속히 국민 식탁을 정상화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살충제 계란 대책 태스크포스(TF)' 팀장인 황주홍 의원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0일 류 처장은 국내산 달걀·닭고기에서 (살충제) 피프로닐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했지만, 친환경 무항생제 계란에서도 살충제 비펜트린이 검출돼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며 "이번 사고는 늑장 대응에서 비롯된 인재"라고 지적했다.
바른정당 김세연 정책위의장 또한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살충제 계란 사태에 대한 신속한 대응 미흡, 그리고 조사과정에서 국민불신과 혼란을 가중한 데 대해 정부는 국민에게 사과하고, 류 처장은 당장 사퇴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