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맥주의 인기에 힘입어 맥주가 와인과 양주를 제치고 수입 주류 1위에 올랐다./손진영기자
지금은 맥주 전성시대
지금은 맥주 전성시대다. 수입맥주를 비롯해 전국 각 지방의 이름을 단 크래프트까지 소비자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수입 맥주의 공세가 무섭다. 수입 맥주를 취급하는 전문점이 많아지고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 할인 판매를 묶음 판매 등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편의점 CU의 수입맥주 매출 신장률을 보면 지난해 40.7%에서 올해 상반기 까지 60.6%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크래프트 맥주 열풍이 빠르게 확산됐다. 크래프트 맥주가 문화로 잡았고 '홈브루잉(homebrewing)'이 새로운 취미로 떠올랐다. 호텔을 비롯해 편의점, 대형마트에서 크래프트 맥주를 구매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희소성 있는 맥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2014년 주세법이 개정되면서 대기업, 중소 수입사, 소규모 양조장 등이 크래프트 맥주 시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강서맥주와 달서맥주를 만든 세븐브로이 맥주는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 간 호프미팅에서 화제를 모아 이후 5일 간 매출이 150% 급상승했다.
하이트진로의 국내 최초 발포주 '필라이트'는 가성비를 앞세워 두 달 만에 1000만 캔이 팔리기도 했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맥주가 와인과 양주를 제치고 수입 주류 1위에 올랐다.
22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맥주 수입액은 1억4392만달러(약 1631억원)로 사상 처음으로 주류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올해 맥주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5%나 상승했다.
2014년 처음으로 수입액 1억달러(약 1133억원)를 넘어선 맥주는 빠르게 국내로 들어왔다. 2011년 33.6% 이후 올해까지 7년 연속 20%대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수입 맥주의 종류도 점점 다변화하고 있다. 미국의 버드와이저, 네덜란드 하이네켄, 벨기에 호가든 등 메가 히트 브랜드들이 독식했던 시대는 과거가 됐다.
올해 수입 맥주 1위는 전통의 일본산(3972만달러·약 450억원)이 차지했다. 아사히, 기린, 산토리, 삿포로 등 일본 4대 맥주에 대한 인기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칭타오, 하얼빈 등을 앞세운 중국산이 2위(2073만달러·약 235억원), 독일산은 3위(1463만달러·약 166억원)로 뒤를 이었다. 이어 벨기에산(1242만달러·약 141억원)과 아일랜드산(1176만달러·약 133억원)이 각각 4, 5위에 랭크됐다.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수입액 1위에 차지했던 와인은 올해 4.6% 증가한 데 그치며 수입액 1억1146만달러(약 1264억원)로 전체 2위로 밀려났고, 수입 양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위스키의 올해 수입액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14.8%나 줄었든 8026만달러(약 910억원)로 3위에 그쳤다. 특히 올해 브랜디 수입액은 182만달러(약 20억원)에 불과했다.
와인과 함께 맥주가 이처럼 시장의 저변을 빠르게 넓히고 있는 것은 건강을 생각해 가볍게 술을 마시려는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렸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특히 '홈술', '혼술'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뻔한 브랜드보다는 개성 있는 제품을 찾는 경향도 강해지면서 맥주 수입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맥주와 와인이 수입 술 증가세를 이끌면서 전체 주류 수입액도 늘었다. 올해 수입액은 4억9821만달러(약 5652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5%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