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위에 펼쳐지는 김영하·김훈 작가의 베스트셀러
가을 극장가는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대작 두편이 스크린 위에 펼쳐진다. 김영하 소설가의 '살인자의 기억법'을 시작으로 추석을 앞두고는 김훈 소설가의 '남한산성이' 개봉한다.
먼저 오는 9월 7일 개봉하는 범죄 스실러 '살인자의 기억법'(감독 원신연)은 원작자 김영하 작가도 감탄했다고 전해져 기대감을 높인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은퇴한 연쇄살인범이 새로운 살인범의 등장으로 잊혀졌던 살인습관이 되살아나며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다.
2013년 발간한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은 사전 예약 판매만으로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은 물론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며 문학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작품이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이라는 파격적인 설정과 빠른 전개, 반전 결말까지 고루 갖춘 소설은 출간 직후 영화화 제안이 쏟아졌고, 그 동안 스릴러 액션 장르에서 탁월한 감각을 선보여 온 원신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김영하 작가는 "소설에 없던 생각지 못한 설정들이 매우 흥미로웠다. 소설을 그대로 재현했다면 만족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원작의 신선한 설정은 지키되 전체적인 구성을 새롭게 한 원신연 감독의 연출에 엄지를 치켜세웠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원신연 감독은 소설에서 70대로 묘사된 '병수'(설경구)를 50대 후반으로 바꿔 '태주'(김남길)와의 대결을 더 긴장감 있게 그려냈다. 또한 소설 속 '태주'가 차갑고 냉혹한 사냥꾼으로 묘사되어 있는데 반해 영화에서는 평범한 순경으로 등장해 그가 진짜 새로운 연쇄살인범인지, 기억을 잃어가는 '병수'의 망상인지 끝까지 헷갈리게 만들었다. '병수'의 오랜 친구이자 파출소 소장 '병만'을 필두로 새로운 캐릭터들도 추가해 극의 긴장감과 드라마의 밀도를 높였다.
설경구는 이번 작품을 통해 기억을 잃어가는 살인자라는 파격적인 역할로 분해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예정이다. 또 태주로 분한 김남길은 선과 악을 넘나드는 연기로 관객의 몰입도를 유발할 것이다. 설경구와 김남길의 압도적인 연기력을 확인할 수 있음은 물론, 소설과 영화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이어 9월 말 개봉하는 '남한산성'(감독 황동혁)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두 배우 김윤석과 이병헌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다.
영화 '남한산성'은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조선의 운명이 걸린 가장 치열했던 47일간의 기록을 담은 작품. 출간 이래 70만 부의 판매고를 올린 김훈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했다.
청의 공격을 피해 임금과 조정이 남한산성으로 숨어든 위기 상황에서 같은 충심을 지녔지만, 서로 다른 신념으로 첨예하게 맞서는 최명길(이병헌)과 김상헌(김윤석)을 비롯해 대립하는 대신들 사이에서 고뇌하는 왕 인조(박해일), 왕의 격서를 운반하는 중책을 맡은 날쇠(고수), 혹한의 추위 속에서도 적의 공격을 막아내는 수어사 이시백(박희순) 청나라의 역관 정명수(조우진)의 이야기가 풍성하게 담길 것으로 기대된다.
연출을 맡은 황 감독은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김훈 작가님의 소설을 읽으면서 병자호란과 남한산성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단편적인 역사 속 사실들이 얽혀있는 것도 흥미로웠고, 무엇보다 '남한산성'하면 닭 백숙을 잘하는 집이 모여있는 곳으로만 알지 않나. 역사와 소설을 접하고 난 뒤 갔을 때의 남한산성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영화를 본 관객분들도 그런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영화를 찍었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황 감독은 정통사극답게 일부러 소설 속 아름다운 옛말들을 고스란히 살렸으며 원작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현장 분위기를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때문에 극의 배경이 되는 세트장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후문이다.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에 감독의 연출, 배우 어벤져스 군단의 연기가 더해진 '남한산성'은 9월 말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