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 '비긴어게인' '라라랜드'가 인생작인 이유
우리 시대 가장 황홀한 뮤직 로맨스 '원스'가 재개봉을 확정한 가운데 '비긴 어게인' '라라랜드' 등 폭발적인 반응을 이끈 뮤직 로맨스 영화들의 평행이론을 파헤쳐봤다.
잔잔한 러브 스토리와 귀에 쏙쏙 박히는 음악들. 영화의 OST만 들어도 명장면이 떠오를 정도로 아련한 잔상을 남긴 뮤직 로맨스 영화 '원스' '비긴어게인' '라라랜드' 의 공통된 특징은 무엇일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굴하지 않는 주인공들이 선사하는 공감과 위로
먼저, '원스'를 살펴보자면, 주인공 '그'(글렌 핸사드)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버스킹을 하지만 청소기 수리공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녀'(마르게타 이글로바) 역시 피아노 살 돈이 없어 월튼 악기점에서 매일 1시간씩 연주를 하며 꿈을 간직하고 있다. '비긴 어게인' 역시 조그만 바에서 자작곡을 부르는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와 스타 프로듀서였지만 퇴물 신세를 면치 못하는 '댄'(마크 러팔로)을 주인공으로 한다.
'라라랜드'의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은 자신의 음악이 아닌 레스토랑의 정해진 곡들을 연주하며 생계를 유지한다. 여기에 배우 지망생 '미아'(엠마 스톤) 또한 오디션에 번번이 떨어지며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평범한 삶을 사는 인물.
이처럼 재능과 꿈을 미처 펼치지 못한 채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덕분에 관객들은 저마다의 감정과 꿈을 이입한 채 그들에게 더욱 깊이 공감하게 된다.
◆내면의 아픔을 승화한 음악
'원스'의 'Falling Slowly'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깊은 감동을 자아내는 매력적인 곡이다. 각자의 아픔을 알아본 두 사람이 함께 부른 곡이다. 'Falling Slowly'를 비롯해 두 주인공이 완성해 가는 음악은 관객에게 다시 없을 황홀함을 선사한다. '비긴 어게인'에서는 '그레타'가 가사를 쓰고 '댄'이 음악을 입히며 곡들이 완성된다.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음악으로 치유해가는 과정은 관객의 몰입을 유도한다.
◆이별마저도 아름다운 뮤직 로맨스
'원스'의 '그녀'는 자신도 사랑의 아픔을 겪어본 탓에 더블린의 밤거리에서 우연히 듣게 된 '그'의 노래에 남다른 사연이 있음을 헤아리게 된다.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을 아파하고 추억하는 과정은 오히려 절절한 감성을 담은 노랫말과 두 사람의 아름다운 하모니로 재탄생하며 관객들에게 진짜 음악의 감동을 전한다.
'비긴 어게인'의 '그레타'는 함께 뉴욕에 왔던 남자친구와의 이별 후 영국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댄'의 설득으로 뉴욕에 남아 음악을 지속한다. 음악의 진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녀는 '댄'과의 콜라보를 통해 자신의 자작곡에 더욱 섬세한 감정을 담아낼 수 있게 된다. '라라랜드'의 '세바스찬'은 '미아'와의 관계로 인해 재즈 바를 열고자 했던 오랜 꿈에 한 발 더 나아가게 되고, '미아'는 '세바스찬'의 격려로 오디션에서 자신만의 스토리를 전할 수 있게 된다.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했을 때 이별을 하게 되지만, 그 상황마저 아름답게 보이는 이유는 OST가 안기는 울림 덕분이 아닐까.
'원스' '비긴 어게인' '라라랜드'는 재능과 꿈을 가진 두 주인공이 현실의 어려움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은 채 서로의 재능과 사연에 이끌리게 되는 과정, 그리고 꿈과 사랑 사이에서의 갈등 등을 담아낸다. 특히 상처와 아픔이 음악의 영감이 되고 나아가 그 음악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살아가게끔 주인공을 변화시킨다는 점에서 이들 영화들은 관객들이 자연스레 공감하고 빠져들 수밖에 없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한편 사랑으로 기억된 멜로디, 음악으로 기억된 가장 아름다운 영화 '원스'는 오는 11월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