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8월 31일 "북핵이 우리 경제에 커다란 하방리스크로 대두되고 있다"며 "북핵 리스크가 지속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어느 정도일지 예단할 순 없지만 면밀히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한 후 기자들과 만나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고 추경(추가경정예산)이 확정되는 등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개선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며 "다만 북핵 문제, 사드(THAAD)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경기 회복을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특히 금융시장에 미치는 북핵 리스크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올 들어 지속적으로 유입되던 외국인 증권 투자자금이 8월 순유출로 전환됐다"며 "지정학적 변수로 인해 가격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또 최근 국내 부동산 시장과 관련하여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이후 투기과열지구를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세가 꺾였다"면서도 "부동산 시장 침체를 겪은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위기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아울러 지난 6월 말 기준 사상 최대인 1388조원을 기록한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가계부채를 너무 급격하게 줄일 경우 실물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며 "가계부채 대책은 단기적으로 추구할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9월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내놓을 예정인데 주택시장이 안정되고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되면 금융안정 리스크를 다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은 금통위는 이날 만장일치로 8월 기준금리를 연 1.25%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6월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한 뒤 14개월 연속 동결 기조다. 이날 회의는 윤면식 부총재의 참석으로 7인 체제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