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사람이지만 나라에 공헌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의 국정운영 철학을 이해하고 전혀 문제없이 (장관직을)수행할 수 있다."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을 둘러싸고 제기되고 있는 여러 문제에 대해 사실대로 해명했다. 더할 것도, 뺄 것도 없었다.
자신의 과거 행적이 '뉴라이트'쪽에 치우치고, 종교적으론 기독교내 보수적 근본주의 단체로 알려진 한국창조과학회 이사 활동을 하는 등 정치·역사·종교관이 모두 보수쪽에 가까워 지금의 문재인 정부에서 부처의 장관직을 무리없이 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에 대해 적극 밝힌 것이다.
해명은 충분했다. 일부에서 불거졌던 자진 사퇴도 없었다.
하지만 현 정부의 초대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를 이끌어나갈 '준비된 장관'으로서의 자질에 대해선 다소 부족한 것 아니냐는 평가다.
이번 정부에서 유일하게 장관급으로 격상시키면서까지 만들었던 중기부가 갖는 특수성 때문이다.
중기부는 산업 규모만 놓고보면 소상공인, 소기업(스타트업 포함), 중기업(벤처·혁신기업 포함)을 모두 아우른다. 게다가 정책 범위와 현재 불거지고 있는 이슈만도 골목상권, 창업 및 투자, 인재육성, 판로 및 재기, 지역기업 육성, 최저임금, 젠트리피케이션, 카드수수료, 개성공단, 협동조합, 글로벌화 등 복지정책부터 산업정책까지 매우 포괄적이다.
이처럼 복잡다기한 부처를 이끌어나가기 위해선 관련 분야에 대한 전문성뿐만 아니라 현장 소통 능력, 정책 추진력, 타 부처와의 업무 조율 등 정무적 감각, 비대해진 조직 통솔력 등이 두루 요구되고 있어서다.
박 후보자는 3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에게 제기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스스로 3가지를 꼽았다.
박 후보자는 "과거의 행적들이 이념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사실과 정치적 성향에 대한 문제 제기, 그리고 이같은 문제들이 국무위원으로서 중기부 장관 업무를 수행하는데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자는 "가난한 집에서 자라 포스텍 1기가 되다보니 창립자였던 고 박태준 회장이 청년시절 가치관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아울러 대학시절부터 시작한 신앙생활도 공부하는 과정에서 큰 버팀목이 되면서 내면 의식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 박 후보의 정치적 성향을 '뉴라이트'라고 평가한 것에 대해선 "(뉴라이트에 대해)들어본 적은 있지만 한번도 어떤 성격인지 생각해 본 적도 없고, 회원 등의 활동을 한 적도 없다. 정치적, 이념적 활동은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 언론은 박 후보자가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1948년 8월15일을 건국일로 보고, 이승만 전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립을 위해 독재가 불가피했다는 내용을 담은 연구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서도 박 후보자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건국과 정부수립의 개념이 다르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면서 "헌법에 나와 있는 내용과 헌법적 가치를 충분히 존중한다"고 해명했다.
중기부 장관의 자질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국정경험이 사실상 없다. 난 늘 가치를 추구하고 가치를 만드는데 주저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과 경험을 같이 했다. (장관이 된 후)타 부처와의 협업, 소상공인 문제 해결 등을 위한 현장과의 소통, 그리고 데이터를 근거로 한 정책 실현 등 전문성과 소통 능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