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메트로신문 주최로 열린 '2017 국제 운송·물류 혁신 포럼'에 참석한 정태영 CJ대한통운 종합물류연구원장이 강연 하고 있다. / 손진영기자 son@
정태영 CJ대한통운 종합물류연구원장(부사장)이 스마트 물류의 핵심으로 디지털화를 꼽았다.
메트로신문이 5일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개최한 '2017 운송·물류혁신포럼'에 강연자로 나온 정태영 종합물류연구원장은 "제조업은 연구개발(R&D)로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지만 물류는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스마트 물류로 불리는 '로지스틱스 4.0'은 프로세스를 얼마나 디지털화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에 따르면 물류 산업은 기술과 함께 발전했다. 화물 운송에 철도와 자동차를 쓸 수 있게 되며 로지스틱스 1.0이 시작됐고 컨베이어 벨트가 생기며 하역의 자동화를 핵심으로 하는 로지스틱스 2.0 시대가 열렸다. 컴퓨터가 보급되며 물류 업무에 관련된 시스템 영역의 전산화라는 로지스틱스 3.0으로 전환됐다.
정태영 원장은 기존 로지스틱스 3.0의 한계로 부정확한 재고관리, 작업 지연에 따른 추가비용 발생, 작업자에 따른 서비스 차이를 들었다. 이어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다양한 로봇·IT 기술이 물류 산업군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저렴해져서 로지스틱스 4.0으로의 전환이 가능해졌다"며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물류 박람회 프로맷(ProMat)에서 공개된 물류 관련 로봇들은 대당 가격이 6000만원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자동차 등 제조업 공장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로봇이 활용되고 있지만 물류 산업에서는 대부분의 작업을 사람이 한다. 그 이유는 물류 산업이 본래 제조업에 속했던 서비스가 비용절감을 위해 아웃소싱하다가 별도 산업으로 생성된 배경에 있다. 제조업체가 직접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보다 적은 비용이 들어야 했기에 마진이 적어졌고 대규모 투자도 불가능해진 것이다.
로지스틱스 4.0의 핵심으로 정 원장은 ▲자동화 ▲무인화 ▲효율화 세 가지를 제시했다. 센싱 기술을 활용해 고객이 발송하는 물건의 크기, 무게, 방향 등의 정보를 자동으로 파악하고 운송비용과 동원 차량 수, 이동 경로 등을 효율화해야 하며 이 과정들을 로봇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원장은 "CJ대한통운의 경우 센서를 통해 대형 화물과 소형 화물 비율을 파악해 필요 차량과 물류비를 정확히 계산하고 있다"며 "물류센터에서는 예측·분석 기술로 가장 빠르게 수화물을 처리하는 방법을 찾고 택배 차량의 운송 경로까지 최적화해 비용 절감도 이루는 중"이라고 사례를 제시했다.
그는 "아직 로봇이 종이상자, 유리병 등 다양한 소재·모양을 가진 수화물을 직접 집어 분류하진 못한다. 가장 발전된 로봇도 생산성이 충분하지 않다"면서도 "향후 기술이 발전하면 수화물 작업도 로봇이 하는 자동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