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장에 최흥식 서울시립교향학단 대표가 임명 제청됐다. 당초 내정자로 알려졌던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시민단체까지 나서 전문성 부족을 지적하면서 최 대표로 급선회했다.
최 대표는 민간 출신으로는 첫 금감원장이다.
금융위원회는 6일 최종구 위원장이 의결을 거쳐 진웅섭 금감원장 후임으로 최 대표를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 내정자가 한국금융연구원 원장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하나금융지주 사장 등 오랜 기간 동안 금융분야 주요 직위를 두루 거치며 폭넓은 연구실적 및 실무경험과 높은 전문성을 보유했다"며 "이론과 실무를 겸비해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맞춰 금감원의 혁신과 변화를 이끌어 갈 적임자로 평가돼 제청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경기고,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파리 9대학에서 경영학 박사를 받았다. 금융연구원장을 거쳐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 하나금융지주 사장을 지냈다. 지난 2015년 7월부터는 서울시향 대표를 역임했다. 금융권을 떠난 지 몇 년 되긴 했지만 최 대표는 금융위원장 선임 때부터 민간출신으로 하마평에 꾸준히 오르내리던 인물이었다.
청와대는 당초 금감원장에 김 전 사무총장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최 위원장 역시 지난 4일 간담회 자리에서 "지금 (금감원장으로) 거론되는 분도 일부에서 우려하듯이 금융에 문외한이라고 보진 않는다"라고 감싸면서 김 전 사무총장의 내정을 기정 사실화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권은 물론 참여연대까지 비전문가라는 비판을 쏟아내면서 청와대가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참여연대는 지난달 27일 논평을 통해 "지금 요구되는 금감원장의 모습은 감사원과 같은 사정기관 출신의 경험만으로는 부족하고,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금융산업 발전과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상충하는 정책목표를 조화시킬 수 있는 전문적 식견을 갖춘 인사여야 한다"며 "김 전 사무총장은 금융권에 몸담았던 경력이 거의 없고, 금융개혁 방안에 대한 문제의식을 확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전문성과 비전을 구비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새 정부가 개혁 성향을 강조하는 취지에서 금감원장에 민간 출신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금융당국의 '투 톱'인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을 모두 관료 출신이 맡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 금융권에서는 최 내정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민간 금융사 출신인 만큼 관리·감독에 치우치기 보다는 금융권 애로사항이나 요구사항 등을 잘 반영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