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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석유화학/에너지

밖에서 잘 나가는 석유화학 업계, 안에선 규제에 발목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OCI 군산 공장 전경. /뉴시스



미세먼지 규제를 강화하려는 정부 움직임에 석유화학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황 개선과 수출 호조로 상승세를 타는 분위기에 정부가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부터 전국에서 미세먼지 배출 농도 규제를 강화하는 한편 배출 총량도 규제할 방침이다. 수도권에서 시행 중인 미세먼지 배출권 거래제도 내년 전국으로 확대된다. 기업 공장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미세먼지 등의 배출량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은 2차적으로 초미세먼지를 만든다고 알려져 있다. 배출량 감축이 어려운 기업은 배출량이 적은 기업에서 배출권을 사서 쓰도록 활로도 열어줬다.

얼핏 기업을 충분히 배려하는 정책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규제 대상이 된 기업들의 표정은 좋지 않다. 여러 공장들은 기존 배출 농도 중심 규제에 맞춰 탈황·탈질 장치를 구축했는데 규제가 강화되면 보다 고성능 설비가 필요해진다. 미세먼지 저감장치는 규모에 따라 설치하는 데 수백억원이 들어간다. 더군다나 배출 총량을 규제하면 공장 가동률을 낮춰야 한다는 문제도 발생한다. 제품을 많이 생산할수록 미세먼지 배출량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배출권 거래제는 유명무실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015년 탄소 배출권 거래제의 경우 배출권 수요는 많지만 매물이 없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업계는 이를 근거로 미세먼지 배출권 거래제 파는 사람이 없어 운영되지 않을 것이라 점친다. 정부가 이중·삼중으로 규제를 강화하면서도 기업에 활로를 만들어 줬다고 생색내는 용도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인 시선이 나오는 이유다.

석유화학은 우리나라 수축 주력품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8월 수출액(통관 기준)은 471억1600만 달러였고 무역 수지 흑자는 70억1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은 수출액이 각각 36.1%, 18.8% 증가하며 전체 수출 증가를 이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미세먼지 감축을 명분으로 석탄화력 발전소 가동을 중단시킨 바 있지만 실제 효과는 없었다"며 "석유화학 업계에 대한 규제 역시 중국에서 오는 미세먼지의 화살을 만만한 국내 기업들에게 돌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미세먼지 발생원이 무엇인지 명확히 파악해 불필요한 규제를 지양해야 한다. 규제로 인해 생산량을 줄이면 수출 감소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6월 한 달 동안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8기 가동을 멈췄지만 미세먼지 저감 효과는 1.1%(0.3㎍/㎥)에 그쳤다. 환경부와 미국 항공우주국이 중국발 미세먼지 영향이 줄어드는 5월에 실시한 대기질 조사에서는 국내 미세먼지의 34%가 중국에서 온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편서풍이 심해지는 봄·가을 중국의 영향은 34%보다 높게 올라간다는 의미다.

규제가 점차 늘어나 기업 환경이 악화되다 보니 국내 투자가 위축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태양광 기업 OCI는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해외 공장은 증설하면서도 국내 투자는 하지 않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OCI는 지난 5월 말레이시아에 위치한 연산 2만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을 인수했다. OCI는 이 공장을 내년 말까지 2만2200톤 규모로 증설할 계획이다.

실적발표회에서 이우현 OCI 사장은 "연산 3만톤 기준으로 말레이시아에서 생산하는 것이 30% 이상 저렴하다"며 "한국은 전기료 인상, 최저임금 이슈, 규제 등 다양한 변수가 원가 관리를 원가 관리에 변수가 많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OCI는 군산에 위치한 폴리실리콘 공장 P1, P2, P3에 이어 P4, P5를 증설할 예정이었지만 시황이 악화되며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며 "P4 공장에 들어갈 계획이던 설비를 말레이시아 공장으로 옮길 것으로 보인다. 한국 사업을 철수할 생각은 없다지만 경영 여건이 나쁜 한국 대신 말레이시아를 선택한 것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규제가 강화될수록 기업의 수익성은 악화된다. 장기적으로는 한국을 외면하는 기업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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