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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잔치는 끝났다' 저자 최영미 시인이 서울 마포구의 한 호텔에 홍보를 대가로 객실 투숙을 요구했다는 구설에 오른 가운데 시인 강원석이 안타까움을 밝혔다.
최근 최영미 시인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서울이나 제주의 호텔에서 방을 제공한다면 내가 홍보 끝내주게 할텐데"라는 글을 올린 뒤 '호텔 측에 공짜 객실을 요구한 게 아니냐'는 구설에 올랐다.
이에 시인은 "저는 A 호텔에 거래를 제안한 거지, 공짜로 방을 달라고 압력을 행사한 게 아닙니다.", "그리고 처음 글을 올릴 땐 약간의 장난기도 있었어요."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는 앞서 지난해 5월 페이스북에 저소득층 대상 근로장려금 지급 대상이 된 사실을 공개하며 생활고를 토로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와 관련 강원석 시인이 크게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치며 작가들의 어려운 경제적 상황을 언급해 눈길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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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석 시인은 11일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영미 시인의 시집을 몇 권 주문했습니다. 어제부터 논란이 되고 있는 호텔 투숙 요구와 관련된 그녀의 기사를 보고 책을 주문한 것입니다."라고 시작하는 글을 남겼다.
글을 통해 강 시인은 "이 사태의 진실이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습니다. 글을 통해 최영미 시인을 두둔하거나 옹호할 생각도 없습니다. 다만 시인이 처한 경제적 상황이 너무 가슴이 아리고 슬퍼서 아침부터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흘렸습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시인이 시집을 한 권 내는 것도 어렵지만 그 시집으로 밥을 먹고산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현실일 겁니다. 어렵게 책을 내서 1만 원 가격으로 한 권을 팔면 약 1천 원 정도가 인세로 나옵니다. 1년에 한 권의 시집을 낸다고 가정했을 때, 10만 부가 팔려야 연봉 1억의 꿈을 꿀 수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10만 부 팔리는 시집은 단언컨대 로또에 당첨되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찬란하게 서점에 나왔다가 100권도 팔리지 못하고 반품되는 책들이 허다합니다."라고 작가들의 현주소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오늘 저는 최영미 시인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오로지 전업시인을 꿈꾸는 저의 관점에서 통찰해 보며, 시인으로, 작가로 살아가는 현실이 얼마나 어렵고 고통스러운가를 여실히 느낍니다."라며 "과연 이 길을 걸어가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에 빠져드는 시간이 찰나가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라고 전해 이목을 끌었다.
한편 최영미 시인은 '시를 잃는 오후', '흉터와 무늬', '서른, 잔치는 끝났다'의, 강원석 시인은 '그대가 곁에 없어 바람에 꽃이 집니다', '바람이 그리움을 안다면' 등의 저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