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1일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소득 주도 성장과 관련해 "(소득주도 성장은)최저임금을 올리고 더 많은 소비를 이끌어 내수를 진작시키는 등 긍정적"이라면서도 "너무 빠르게 움직이면 낙오하는 이들이 생길 수 있으므로 경제성장 속도에 맞춰 합리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여 "소득주도 성장은 수요를 창출하는 정책으로 공급도 같이 맞춰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번 회견에서 우리 경제에 대해 재정 여력이 충분하고 회복력도 강하다고 평가했다. IMF는 현재 올해와 내년 한국경제가 3%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정부가)재정 부문 활용을 통해 중·장기적 과제인 육아와 노인 문제 등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면 경제성장과 사회개혁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북한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외부 위협으로 작용하지만 강력한 회복력이 경제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라가르드 총재는 우리 경제가 노동인구 감소와 생산성 둔화 등과 같은 문제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선 여성참여 증진, 경쟁환경 조성 등과 같은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지난 7일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IMF, 피터슨연구소 등이 공동 개최한 국제컨퍼런스에서도 여성 노동력 활용을 강조한 바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포용적 성장에 있어 성 격차는 분명 좋지 않은 징후"라며 "경제에 있어 여성의 더 많은 참여는 성장을 촉진하고 불평등을 감소시킨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공정한 경쟁환경 조성은 성장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혁신을 지원하고 촉진한다"며 "이는 사회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지난 1997년 한국경제의 IMF 구제금융 이후 가장 향상된 부분으로 구조개혁을 언급했다. 그는 "지난 20년 동안 한국경제는 구조개혁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며 "여성과 젊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노동시장의 접근성을 높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