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갤럭시노트8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손진영 기자
삼성전자가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로 소비자에게 진정성을 인정받겠다고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12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갤럭시노트8 미디어데이'를 열고 국내 미디어와 소비자들에게 갤럭시노트8을 정식으로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갤럭시노트7 이슈를 극복하며 고객들의 애정과 변함없는 지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고객들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만든 갤럭시노트8로 소비자에게 의미 있는 혁신을 지속하는 진정성을 인정받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 갤럭시노트를 선보이며 처음으로 패블릿 시장을 개척했다. 이상한 제품을 내놨다는 비판도 일었지만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고 와콤과 협력하고 방수방진 기술을 개선하는 등 지속적인 발전을 이어갔다. 갤럭시S7에서 처음 선보였던 '엣지 디스플레이'도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로 진화했다. 고동진 사장은 "무모한 도전정신으로 생소한 제품을 선보였었다.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소비자를 위한 혁신을 지속해 역대 최고의 갤럭시노트를 선보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갤럭시노트7 발화 이후 노트 카테고리를 없애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의도 이뤄졌지만 팬들의 호응 덕분에 유지할 수 있었다. 갤럭시노트 출시 이후 노트 시리즈를 사용한 소비자는 세계 5000만명 가량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5000명의 노트 시리즈 경험자를 대상으로 갤럭시노트를 유지해야 하는지 설문 조사를 했는데 85% 정도가 갤럭시노트를 좋아하며 주변인에게도 추천하겠다고 응답했다. 이 덕분에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를 유지하기로 내부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소비자를 위한 의미 있는 혁신을 담았다고 삼성전자가 소개하는 갤럭시노트8은 시장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사전판매 첫날인 지난 7일 39만5000대가 신청됐고 11일까지 총 65만대 예약이 접수됐다. 고동진 사장은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갤럭시노트7 사전판매의 2.5배 수치"라며 "기대보다 높았고 갤럭시노트를 아껴주는 분들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당초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8 첫 달 판매 목표치로 70만대를 제시했었지만 이 자리에서 김진회 한국 총괄(전무)은 사전판매 예상 결과로는 80만대를 제시했다.
삼성 서초사옥에서 삼성전자 모델들이 갤럭시노트8을 선보이고 있다. /손진영 기자
13일 오전 2시 공개되는 애플 아이폰X에 대해서는 크게 의식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고동진 사장은 "경쟁사가 신제품을 내놓는다고 따라가진 않는다. 별도 로드맵이 있다"며 "홍채인식은 4년 전, 빅스비 음성인식은 6년 전에 준비를 시작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갤럭시노트는 노트만의 매력이 있기에 많은 고객들이 지지해준다. 세계 각국에서 선전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디어데이에서는 내달 음성인식 인공지능(AI) 비서앱 '빅스비 2.0'을 발표하겠다는 계획이 공개됐다. 빅스비 2.0은 기본 빅스비에서 개발자들의 참여를 용이하게 하는 내용을 담았다. 고동진 사장은 "빅스비 1.0은 급하게 준비한 탓에 개발자들을 끌어들여 생태계를 확장하는 부분이 미흡했다. 빅스비 2.0에서는 그 부분 보완이 이뤄졌는데 10월 18일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빅스비 2.0에 대해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공개했다.
하지만 SDK(개발자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도록 해주는 도구 패키지) 공개는 미뤄질 예정이다. 고 사장은 "SDK까지 공개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며 "그 일정에 대한 공개는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분리공시제와 완전자급제에 대한 입장도 드러냈다. 김진회 한국 총괄은 "분리공시는 정부가 시행할 경우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고 변함이 없다"며 "완전자급제에 대해서는 토론이 이뤄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완전자급제는) 우리에게 많은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전체 유통 시장이 붕괴되기에 생태계가 망가질 수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완전자급제가 시행되면) 소비자들은 단말기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 기대하지만 삼성전자는 글로벌 마케팅을 하다 보니 지역별로 가격을 다르게 책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가격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소비자와 온도차가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