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결국 자진 사퇴했다.
그동안 자신을 둘러싸고 제기된 종교적 편향성, 뉴라이트 사관 등 여론의 혹독한 평가를 견디지 못하고 자진 사퇴를 결정한 것이다.
박 후보자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청문회를 통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서의 이념과 신앙 검증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성 부족을 명분으로 부적절 채택을 한 국회의 결정을 납득하기 어려웠다"면서 "국회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한 말에 책임을 지기 위해 국회의 결정을 존중해 자진사퇴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진정으로 통합하고 상생해 사람 중심의 더불어 잘 사는 나라로 발전하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업위)는 지난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박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관련 청문보고서는 다음달 청와대로 송부됐고, 이에 대해 청와대는 "남은 것은 임명 또는 철회인데 (결정을 하기 위한)기한이 없는 만큼 (상황을)좀더 지켜보기로 했다"며 장고에 들어가는 분위기였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를 놓고 "담담하게 (처리)하라"고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후보자는 청문회를 거치면서도 자신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잦아들지 않자 상당한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판단된다.
게다가 박 후보자는 지난 11일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손금주 국민의당 의원이 "국회 산업위가 부적격하다고 판단한다면 그 판단에 따르겠느냐"는 물음에 "네"라고 답하는 등 스스로 발목을 잡기도 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중기부 장관은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중소기업 정책의 컨트롤 타워 기능을 수행하고 대기업 중심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역할을 해야한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이나 근로시간 단축 등 중소기업이 당면하고 있는 현안해결을 위한 현장과의 소통은 물론 국무위원으로서 정치권과 적극 소통하는 능력도 갖춰야 한다"면서 "최대한 빠른 시간에 중기부 후보자가 결정, 임명돼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 구축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추진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박 후보자의 자진사퇴와 관련해 춘추관서 브리핑을 갖고 "박성진 교수에게 어려운 자리를 선뜻 나서준 데 대한 고마움과 함께 그간 마음고생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전달하고 싶다"며 "특별히 인사논란이 길어지면서 국민 여러분께서 많은 걱정을 하신 데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고 죄송하다. 국민 여러분께 앞으로 더 잘하겠다는 다짐의 말씀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와대 역시 국회 판단을 존중하고 수용하며, 앞으로 국회의 목소리를 더 크게 듣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임 실장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인선에서 박 전 후보자가 27번째 후보자였는데 차관을 중소기업 전문가로 모신 반면 장관은 한국 벤처의 새로운 아이콘을 찾아서 모시고 싶었다"며 "중소벤처기업부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혁신성장 엔진으로 자리 잡도록 경험·열정·헌신을 가진 분을 찾으려 노력했는데 아직 답을 못 찾았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논평을 내고 "박성진 장관 내정자의 자진사퇴를 존중한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1기 내각 중 마지막 장관 인선인 만큼 철저한 인사검증으로 해당 분야의 전문성과 도덕성,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사를 추천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