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베트남 1호 매장 '고밥점' 전경. /이마트
중국 시장 철수를 추진해 온 이마트가 최근 상하이(上海)에 있는 매장 5곳을 태국 CP그룹에 매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마트는 시산(西山)에 있는 남은 1개 매장도 연내에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1997년 중국 시장 진출 이후 20년 만에 중국 사업을 완전히 접게 된다.
24일 유통업계와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에 있는 6개 점포 매각을 추진 중인 이마트가 최근 태국 CP그룹과 상하이에 있는 매장 5곳을 일괄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점포의 장부가는 680억원이 넘지만 이마트는 장부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에 매장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와 CP그룹은 구체적인 매각 가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CP그룹은 중국에서 슈퍼마켓 브랜드 '로터스'를 운영하며 유통사업을 벌이고 있다. 기존 사업과 더불어 이마트 매장을 인수하며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복안이다.
양사의 매도·매수 계약은 체결됐지만 까다로운 중국 정부의 허가 절차가 남아있어 계약이 완료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허가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는 구체적 계약 내용을 공개하기 어렵다"면서도 "연내에 중국 사업 철수를 완료한다는 내부 입장은 확고하다"고 전했다.
이마트는 시산에 있는 남은 1개 매장도 매각 또는 폐점을 통해 연내에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달 24일 스타필드 고양 행사에서 "중국 이마트는 철수 절차를 밟고 있다"며 "올 연말이면 완벽하게 철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었다.
이마트는 지난 1997년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한때 현지 매장이 30개에 육박했지만 실적 부진으로 적자가 누적되면서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다. 이마트 중국 사업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영업적자만 1500억원에 달했다.
한편 이마트는 중국 사업을 포기하는 대신 성장 잠재력이 큰 신시장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마트는 몽골과 동남아시아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마트는 오는 29일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서부 호룰로 지역에 위치한 솔로몰 쇼핑몰 내에 이마트 몽골 2호 매장 '호룰로점'을 연다.
이마트는 지난해 7월 울란바토르에 몽골 1호점을 오픈했다. 이마트는 신선식품과 피자, 한국산 제품 등 현지에서 반응이 좋은 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몽골 외에도 아시아권 점포 확장에 적극적이다. 지난 2015년 12월 베트남 호찌민에 베트남 1호 매장 '고밥점'에 이어 현재 호찌민 2호점 오픈을 준비중에 있다.
지난해 고밥점 매출은 419억원을 달성하며 목표 대기 120%를 상회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7.5% 증가한 258억원이다.
강영석 이마트 해외사업전략팀장은 "베트남과 몽골에서는 첫 점포가 안정적으로 시장에 정착했으며 이를 전초기지로 삼아 추가 출점을 통한 다점포화를 진행하고 있다"며 "라오스와 캄보디아 등 동남아 시장으로의 추가 진출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전역을 중심으로 점포를 늘려갈 계획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달 스타필드 고양 개장식에서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접촉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에는 해외 진출과 관련해 깜짝 놀랄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