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우선매수권도 포기
-상표권 영구사용 허용키로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을 졸업한 지 3년도 되지 않아 다시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은 즉시 퇴진하고, 우선매수권도 포기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26일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타이어가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경영현안과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 결과 채권단 주도의 정상화 작업을 신속하게 추진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산은은 "금호타이어가 제시한 자구계획은 실효성과 이행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당면한 경영위기를 해결하기에는 미흡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13일 채권단에 중국 공장 매각과 유상증자, 대우건설 지분 매각 등으로 63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해 경영을 정상화하겠다고 자구계획을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구체성이 떨어지는 데다 실현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것이 산은의 결정이다.
박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은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했다.
산은은 "박 회장은 향후 금호타이어 정상화 추진에 어떠한 부담이 되지 않도록 현 경영진과 함께 경영에서 즉시 퇴진하는 한편 우선매수권도 포기하기로 했다"며 "박 회장은 모든 협조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동걸 신임 산은 회장이 지난 20일 간담회 자리에서 "일단 금호타이어가 2015년 워크아웃을 졸업한 이후 왜, 어떻게 이렇게 빠른 속도로 경영이 악화됐는지를 면밀하게 분석·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을 감안하면 경영 악화의 책임이 현 경영진에게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향후 금호타이어의 정상화 추진 과정에서 상표권 문제가 장애가 되지 않도록 영구사용권 허용 등의 방법을 통해 전폭적으로 지원키로 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09년 12월 채권단 관리 아래 워크아웃에 들어갔다가 2014년 말에 졸업했다. 그러나 3년도 못 버티고 다시 채권단에 지원을 요청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첫번째 구조조정 기업이 됐다.
구조조정은 자율협약 방식으로 우선 추진한다.
자율협약은 채권단이 공동으로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들어가는 점에서 기업구조촉진법에 따른 워크아웃과 유사하지만 법적 구속력은 없다. 당장 자금 투입이 가능하면서 기업 신인도에 타격을 크게 주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채권단이 100% 동의해야 시작될 수 있다. 자율협약에 들어가면 채권단은 일단 원금과 이자 상환을 일정 기간 유예하게 된다.
산은은 빠른 시일내에 채권단 협의회를 소집해 자율협약에 의한 정상화 추진방안과 일정 등에 대해 협의할 계획이다.
금호타이어는 이달 말에 1조3000억원 규모의 채권 만기가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