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돈을 잃지 마라."
가치투자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벤자민 그레이엄이 입버릇 처럼 한 말이다. 그 만큼 투자의 대가(大家)도 투자자금에 대한 손실 리스크를 경계했다는 얘기다.
증권가도 연말 배당을 노리고 일찌감치 우량종목을 찾는 투자자로 술렁이고 있다. 국내 증시가 오락가락 하자 가치투자와 방어주 성격의 배당주에 시선이 쏠리고 있는 것. 특히 올해는 기업들의 현금흐름이 좋아 배당주가 주목받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코스피200 고배당 지수의 월간 수익률을 살펴본 결과 매년 9~12월 가운데 9월에 고배당주에 투자를 했을 때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이 기간 평균 코스피 수익률을 3%포인트 웃돌았다.
특히 2010년 이후 수익률을 살펴보면, 배당수익률을 활용한 투자는 4분기 중 특히 10월에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영증권 정동휴 연구원은 "어닝시즌이 시작되는 10월에 양호한 결과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액티브펀드 대비 양호한 수익률과 연말 배당 시즌을 앞두고 배당 펀드를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계절성을 고려하면, 배당펀드에 대한 선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배당주 수급 개선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목할 만한 배당주는 SK텔레콤, 두산, SK이노베이션, KT&G, S-Oil, 현대차, 메리츠화재, 포스코대우, KCC, 현대해상, 동부화재, KT, 미래에셋대우, 만도, 금호석유 등을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연구원은 "고배당주 투자는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기대할 수 있는 전략이다. 특히 배당수익률이 예금금리보다 높은 상황에서 기업이익 증가와 정부의 친배당 정책이 배당주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연 저점에 가까운 주가 수준도 배당수익률을 높여줄 수 있는 요인이어서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전력, SK텔레콤, S-Oil 등을 관심 종목으로 꼽았다.
구조적인 측면에서도 배당투자의 매력은 부각된다. 상승하는 금리다.
IBK투자증권 정용택 연구원은 "금리가 빠르게 낮아진다는 것은 배당투자가 각광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다. 낮아진 금리만큼 투자수익률이 우위에 설 수 있음을 의미하고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당연히 연기금 등 장기운용기관의 비중이 늘 수밖에 없다"면서 "이들 기관의 자금운용이 안정성을 많이 고려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역시 금리보다 높은 배당투자 비중이 늘 수 있는 환경이 된다"말했다.
이베스투자증권 양해정 연구원은 "시장 판단이 어려울 때는 배당가치를 확인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주식이라는 자산에서 보통 자본이익이 우리에게 더 큰 기쁨을 준다"면서 "그렇지만 주식에서 발생하는 안정적인 현금인 배당은 자본이익이 없더라도 보유를 통해 수익을 안겨주기 때문에 주식의 보유가치를 반영하는 지표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