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과의 직접접촉 가능성을 언급한 것을 두고 여야가 온도차를 보였다.
우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미국의 대화라인 가동은 매우 바람직하다"며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박완주 수석대변인은 1일 구두 논평에서 "엄중한 안보위기 속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어떤 형식이든 대화채널이 필요하다"면서, "어느 나라든 대화 국면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여당이 대북제재·압박과 동시에 대화를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며 야당의 이른바 '코리아패싱' 우려를 일축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수당은 지난 9년 동안 남북 대화라인을 소멸시켰다"고 지적하며 "야당은 안보를 이용해 정쟁을 시도하기보다 초당적인 자세로 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자유한국당·바른정당 등 보수 야당들은 대북 문제에 있어 한국이 배제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자유한국당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미국이 직접 대화를 하려고 시도하는 게 사실이라면 당사자인 우리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문재인 패싱' 아니냐는 우려를 감출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북미 간 대화에 대해 우리 정부는 과연 사전에 이런 내용을 알고 협의를 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며 "한미 공조에 균열이 있기 때문에 미국이 북한과 직접접촉을 시작하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이종철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미국이 B1-B를 단독전개하고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한미동맹을 조롱하는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상황에서 결국 한국이 배제된 채 미북 간 협상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따르는 것은 당연하다"며 '코리아패싱'이 현실화되는 것에 대해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할 리 만무한 상황에서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의 결론은 결국 한국이 북한의 '핵 인질' 상태에 놓인 채 적당히 마무리되는 것"이라며 "강 건너 불구경하는 제삼자가 돼서는 안 되고, 한미 간에 보다 긴밀한 공조와 철저한 대비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도 "북미 관계가 빠르게 전개되는데 당사자인 우리는 관람객임을 인정하는 것은 아닌가"라며 "우리 정부는 주변국 반응을 주시만 할 것이 아니라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도록 모든 외교·안보 역량을 집중해달라"고 촉구했다.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서면논평에서 "미국이 물밑에서 북한과의 대화를 시도했지만,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또 다른 도발을 준비한다는 뜻이 아니길 바란다. 도발은 고립과 체제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