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지난달 채권시장에서 대규모의 매도세를 나타낸 가운데 추가 매도여력이 5~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6~27일 이틀간 외국인은 현물 채권을 약 3조원 가량 순매도 했으며, 대부분 5년과 10년 비지표 채권에 순매도가 집중됐다. 외국인들의 대규모 매도에 주요 국고채 금리는 급등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북한 리스크가 부각된 것이 외국인 매도를 불렀다.
NH투자증권 박종연 연구원은 "그간 북한의 도발에 크게 반응하지 않던 미국이 북한에 대한 다각적인 압박 정책을 현실화하는 가운데 군사적 옵션에 대한 준비를 완료했다고 언급하자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높아졌다"며 "원화약세를 유발하는 것은 물론 준안전자산으로 인식되던 원화채권의 위상을 흔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외국인들이 추가 매도에 나설 지다. 이번 매도가 대부분 5~10년 만기에 집중되면서 장기투자자가 이탈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일단 이번 매도의 주요 주체로 지목된 템플턴 펀드의 추가 매물은 많지 않다.
박 연구원은 "지난 6월 말 기준 템플턴 펀드가 보유하고 있던 원화채 보유잔액이 2조5000억원 수준이었고, 이번에 1조1000~1조8000억원 가량이 청산된 것으로 추정하면 추가로 청산 가능한 물량은 최대 1조원 내외"라며 "다만 지난 6월 말에 템플턴 펀드의 대규모 매도가 나왔을 때도 한 주 만에 다시 재투자했던 사례가 있었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장기투자자 매물이 본격 출회되다면 규모가 클 수 있다.
박 연구원은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원화채를 포함한 신흥국 채권을 정리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며 "6월 말 기준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보유한 원화채 규모가 약 7조원 수준이었기 때문에 이번에 일부를 매도했다 하더라도 향후 5~6조원 정도가 추가로 청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