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에 경제제재에서 풀린 수단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8일 코트라(KOTRA)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지난 20년간 수단에 부과해온 경제제재(sanction) 조치를 오는 12일부터 해제키로 지난 6일 전격 발표했다. 미국은 수단이 분쟁지역에서의 적대행위 중단, 인권 개선, 테러와의 전쟁, 지역분쟁 해결을 위한 미국과의 협력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미국은 지난 1997년부터 테러지원, 인권 유린, 종교박해 등을 이유로 수단에 대해 무역, 금융거래 금지, 자산 동결을 골자로 하는 경제제재 조치를 취해온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경제제재가 해제된다고 하더라도 수단은 이란, 시리아와 함께 미국이 지정한 테러지원국 3개국에 여전히 포함돼 있어 무기류 수출 등은 계속 금지된다. 다만 수단이 여기서 제외될 지 여부는 별도 검토될 것으로 알려졌다.
KOTRA는 이에 따라 자동차관련 품목, 제약, 농축산 관련 기계장비, 화장품 등을 중심으로 발빠른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수단은 ▲인구 4000만명 ▲GDP 956억 달러로 나이지리아·남아공에 이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3대 시장 ▲국토면적 세계 15위(189만 ㎢) 등의 면면을 갖춘 나라로 중동과 아프리카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특히 아프리카 연합(AD)과 아랍 연맹(AL)에 동시에 가입한 몇 안되는 나라 중 하나다.
이번 제재해제로 수단은 단기적으론 금융, 외환거래 제한 완화에 따른 수출입 및 경기 활성화, 중장기적으로는 외국인투자, 인프라 프로젝트 개발 확대가 기대된다는게 KOTRA의 분석이다.
금융기관을 통한 외화송금이 가능해지면 거래비용 및 시간 절감, 편의성 증진으로 교역활성화도 기대된다. 그동안 미국 은행을 거치는 달러화 송금(in & out)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불가능해 두바이 등 제3국에 결제 협력사를 보유한 수단 기업만 제품 수입이 가능했다.
환율과 물가안정도 교역활성화에 한 몫 할 것으로 예상된다.
KOTRA가 관리하는 수단의 주요 바이어는 지난 수개월간 달러대비 현지화 가치 하락과 물가상승(2017년 30% 추정)으로 제품 수입을 보류한 경우가 다수였다.
또 일부 바이어들은 구매계약을 체결하고도 대금 결제를 미뤄 우리기업이 곤란을 겪기도 했다. 제재 해제로 외환거래가 자유화되면 달러화 대비 현지화 가치 하락세가 진정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예상이며, 제재해제 기대감을 반영해 최근 달러 대비 현지화 환율이 반등하기도 했다.
특히 그동안 제재로 인해 투자 보류, 철수했던 해외 기업들이 유망분야를 중심으로 투자확대가 예상된다.
또한 수단 정부가 재정압박에서 벗어나고 다자개발은행(MDB)의 투자 제한이 풀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공항, 도로, 교량, 수자원, 에너지 분야 등 인프라 투자 활성화도 기대된다.
KOTRA 임성주 카르툼무역관장은 "수단 정부는 2011년 남수단 독립과 저유가로 어려움에 빠진 이후 제조업 육성, 외국인투자유치를 골자로 한 경제개발 5개년 계획(2015~2019)을 시행중에 있다"면서 "현재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인 건설중장비 및 자동차부품, 승용차, 화물자동차, 배터리 등 자동차관련 품목과 원활한 교역 환경 조성에 따른 소비재 및 경제개발을 위한 기자재 분야 수요 증가 전망에 따른 제약, 의료기기, 농축산 관련 기계장비, 비료, 화장품 등이 진출 유망분야로 꼽힌다"고 조언했다.
다만, 수단이 거시적으로는 원유 수출 감소에 따른 타격이 경제구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고, 인터넷과 통계자료가 제대로 갖춰져있지 않아 철저한 현지 시장 조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