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KB국민은행장에 허인 부행장(56·사진)이 내정됐다. 시중은행장으로는 처음으로 60년대생 행장이 탄생할 전망이다. 허인 행장 내정자는 장기신용은행(88년 입행) 출신으로 국민은행장에 오를 예정이다.
KB금융지주는 11일 오후 상시지배구조위원회를 열고 차기 KB국민은행장 후보로 허인 현 KB국민은행 영업그룹대표(부행장)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지배위는 지난달 26일 확대지배구조위원회의 차기 회장 후보 추천 직후 사전 검증된 후보군 18명 중 6명을 대상으로 은행장 후보자로서의 적합도 여부를 추석 연휴 기간 중에도 지속적으로 논의해 왔다.
KB국민은행장은 오는 12, 16일 이틀에 걸쳐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의 심층 인터뷰 등 최종 심사·추천을 거쳐 16일 은행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또 신임 은행장은 다음달 열리는 KB금융 임시주총에 비상임이사로 추천될 예정이다.
신임 은행장의 임기는 2년으로 책임경영 체제 확립을 위해 회장의 임기와 동일하게 오는 11월 21일부터 시작된다.
임기 개시일 전까지는 내정자 신분으로 회장·은행장 겸직체제의 조직 분리, 향후 경영전략 방향 설정과 조직체계 정비를 위한 구상 등을 준비하게 된다.
허 내정자는 KB국민은행에서 영업그룹대표(부행장), 경영기획그룹대표(CFO) 역임 등 은행의 주요 핵심 직무를 다양하게 경험했다. 또 임직원들의 하나된 응집력을 모을 수 있는 조직관리 리더십과 역량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배위는 "허 내정자는 풍부한 업무경험을 통해 4차 산업혁명 등 트렌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비전과 변화혁신 리더십을 겸비하고 있다"며 "그룹 최고경영자(CEO)와 호흡을 함께하면서 사업모델 혁신을 통한 리딩뱅크로서의 지위 강화를 견인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점 등 여러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국민은행장 후보로 내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허인 행장 내정자는 1961년생으로 대구고와 서울대 법학과(84학번)를 졸업했다. 은행 내부에선 대기업부 부장, 동부기업금융 지점장, 여신심사본부 상무 등을 거쳐 '영업통'으로 통한다. 지배위가 능력과 실적 위주로 차기 행장을 내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리딩 뱅크' 도약과 수성을 위해 허 내정자의 영업력과 기획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KB사태'를 겪으면서 윤종규 회장과의 '찰떡 궁합'도 고려됐을 것이란 후문이다. 조직의 화합과 실적을 중요시하는 윤 회장의 스타일과 맞는 데다 '젊은 피'로 KB의 비상을 꿈꾸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