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기를 맞아 보험, 카드 등 2금융권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보험업계는 장기간 이어진 저금리가 최근 1년간 정점을 찍은 가운데 금리 상승으로 투자수익부문이 크게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등 반색하는 반면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업계는 자본조달 비용의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가 예견돼 울상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그간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투자수익이 미미했다. 이에 따라 통상 국채나 우량 회사채 등 안전자산에 집중 투자해 온 국내 보험사들은 최근 몇 년간 사모펀드 부동산 등과 같은 공격적인 '고위험-고수익' 대체투자를 늘려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주로 투자하는 국채 10년물이나 3년 만기 우량 회사채는 연 2%대로 목표 수익률을 낼 수 없다"며 "가입자들에게 보험금(보장성보험)과 이자(저축성 보험)를 내주고 각종 사업비를 충당하려면 가입자들로부터 받는 보험료를 굴려 연 4% 안팎의 수익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포화상태인 국내 보험시장에서 새로운 수익 창출이 힘들어지고 있는 가운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오는 2021년 새로운 회계기준 IFRS17이 도입될 것으로 예고되면서 부채증가 부담이 커진 것도 시장환경 악화 요소로 작용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내년 말까지 금리상승이 전망되면서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부채증가가 이전의 예상치를 크게 밑돌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달금리가 수익성 확보의 핵심인 카드업계 역시 한층 빨라진 금리인상 움직임에 마음이 급해졌다. 사업장 수수료 인하, 카드론 금리 제한 등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카드업계로선 시장의 이 같은 움직임이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오는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이 확정적인 상황 속 골드만삭스 등 해외 투자은행 대다수가 내달 한은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하고 있다"며 "당장은 국고채 3년물 금리가 2%를 넘는 등 국내 금리가 이미 한 차례 이상의 금리 인상은 반영하고 있어 조달시장에 가해지는 추가적인 충격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 9월 말까지 국내 7개 전 업계 카드사의 카드채 순발행 규모는 1조7000억원 이상으로 연말 조달여건의 악화 가능성을 예견했던 카드사들은 이미 필요 자금을 맞춰놓은 상태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일부 투자은행의 경우 내년 말까지 한은 금리가 연 2.0%로 세 차례 이상 1.25%포인트씩 올릴 것으로 보고 있어 이 같은 급격한 금리상승에 대한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