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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계

삼성전자, 주주에 29조 환원… '성장동력 감소' 우려도

주주 배당액 과반은 외국인 투자자 몫

삼성전자가 향후 3년간 29조원을 주주에게 배당한다고 공시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오세성 기자



삼성전자가 31일 이사회를 열고 대폭 강화된 주주환원정책을 확정해 공시했다. 하지만 재계는 이를 우려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7년 이사회를 통해 향후 3년간 29조원을 주주에게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배당 규모는 전년 4조원 대비 20% 증액한 4조8000억원이며 2018년은 올해 대비 100% 늘어난 9조6000억원이 될 예정이다. 2019년과 2020년에도 9조6000억원 수준의 배당을 유지하기로 했다. 3분기 삼성전자는 총 9591억원을 사용해 보통주와 우선주에 각각 주당 7000원을 배당한다.

잉여현금흐름을 계산할 때 M&A 금액은 차감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에 환원한다. 잉여현금흐름 계산 방식이 바뀌며 주주환원 비율은 더욱 커지게 됐다. 다만 매년 주주환원 규모가 급격히 변동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잉여현금흐름 50% 환원은 기존 1년에서 3년 단위로 변경 적용한다. 이에 따라 주주들은 배당 규모를 예측하기 용이해졌다. 잉여현금흐름의 50%를 배당한 뒤 잔여 재원이 발생할 경우에는 추가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에 사용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소각도 지속하고 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자사주 매입·소각에 20조원 이상을 집행했으며 지난 4월에는 이와 별도로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50%를 소각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삼성전자 발행주식수는 2015년말 대비 보통주는 12.4%, 우선주는 20.1% 감소했고 그에 따라 주당 가치는 높아졌다. 주가도 2015년말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올해부터는 분기배당도 도입해 주주들에게 연내 균등한 배당이 제공되도록 했다.

이상훈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사장은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면서 장기적 성장을 위한 투자와 주주가치 제고를 지속적으로 추구해 왔다"며 "차별화된 기술력과 전략적 투자를 통해 회사의 경쟁력과 수익성을 유지하며 주주환원 정책도 병행해 주주가치를 제고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주주들에게는 기쁜 소식이지만 삼성전자의 주주환원정책 강화를 바라보는 재계의 시각은 탐탁지 않다. 주주환원정책의 수혜가 고스란히 외국인 투자자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지분의 53.4%는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 등 오너 일가 지분은 보통주 기준 20%, 국민연금의 지분은 9.65%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최근들어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를 달래 경영권을 방어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고 평가했다. 경영권 방어를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가 부족한 국내 현실에서 기업이 경영권을 노리는 외국인 투자자를 견제할 수 없다보니 궁여지책으로 채찍 대신 당근을 꺼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주주환원정책은 최근 수년 사이 급격히 확대됐다. 2013년 2조원을 겨우 넘었던 배당액은 지난해 4조원으로 2배 늘어났다. 지난해 10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나스닥 상장과 특별 배당을 요구하자 삼성전자는 잉여현금흐름의 50%를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쓰겠다며 요구를 일부 수용했다.

고(故) 이병철 창업주와 이건희 회장은 영업이익 대부분을 재투자에 사용해왔다. 주주배당보다 과감한 선행투자가 중요하다는 신념에 비롯한 행보였다. 덕분에 삼성전자는 후발 주자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TV, 반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지금의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와병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마저 수감돼 총수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다. 때문에 늦춰진 신사업 육성과 사업 재편 등을 만회하기 위한 중장기 자금 조달 계획도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하고 나선 것은 삼성전자의 잠재 성장 동력을 갉아먹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은 정부와 정치권이 나서서 경영권을 흔들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을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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