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4명 중 1명 김장 '10포기 이하'
'김포족(김장포기족)'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 종가집은 10월 19일부터 25일까지 1175명의 주부 대상으로 '올해 김장 계획'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55%가 '김장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추석 이후 물가가 안정세에 접어든 상황에서 지난해 47%에 비해 8%p 정도 김포족이 늘어난 데에는 김장에 대한 인식변화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젊은층의 경우 본인의 노력과 시간 투자를 고려해 김장을 '금장'이라고 여겼으며, 노년층에서는 황혼육아 가담율이 높은 상황에서 '황혼김장'에 대해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김장을 담그기로 한 응답자의 60%가 20포기 이하로 김장을 한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16~20포기가 16%, 11~15포기가 18%, 6~10포기가 21%, 5포기 이하가 5%인 것으로 나타났다. 종가집에서 진행한 김장 설문조사에서 5포기 이하의 김장을 한다는 응답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주부들은 김장 재료 중 배추와 고춧가루의 가격 상승에는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10여 종의 재료 중 배추와 고춧가루의 가격이 상승할 경우 응답자의 과반 이상이 김장 계획에 영향을 받는다고 답한 반면, 마늘, 양파, 무우 등의 가격 변동은 김장 계획에 크게 영향이 없다고 응답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여름 급등했던 배춧값은 10월 들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배추 1㎏의 평균가격은 740원에 형성, 전월보다 57.3% 하락했으며 전년과 비교해도 25.3% 하락했다. 이 밖에도 고춧가루의 가격이 53% 상승한 것 외에는 쪽파(28.6%), 갓(16.85%), 무(15.3%) 등의 재료 모두 전년대비 가격이 하락해 김장재료의 물가는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였다.
주부들이 체감하는 김장 물가도 이와 비슷하다. '20포기 기준 올해 예상 김장 비용'을 묻는 질문에서도 15~20만원 사이로 예상하고 있다는 답변이 33%로 가장 높아 지난해 예상비용 20~25만원 보다 약 5만원 가량 예상비용이 줄었다.
50대 이상의 주부들 중 김장 포기를 선언한 응답자는 절반을 넘은 55%이다. 이 중 '육아'에 가담하고 있는 비중이 34%로 이들은 '황혼육아'로 인한 심신의 피로가 높은 상황에서 '김장'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나에게 김장이란' 주관식 항목에 답변한 내용 중에는 '고된 노동'이란 응답이 많았다.
절임배추 이용은 보편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김장 담그는 방식'에 대한 조사에서 '절임배추 구입 후 양념 속만 직접 만든다'는 답변이 48%, '절임배추와 양념을 모두 구입해 버무리기만 한다'는 답변이 15%로, 김장족 중 절임배추를 이용하는 주부들이 63%에 달했다. 김장 시 가장 힘든 일로 배추 씻기와 절이기가 꼽히는 만큼 절임배추의 보편화는 주부들의 김장부담을 완화시켜주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또 시판양념을 이용한다는 주부들도 15%로 지난해에 비해 약 3% 늘어났는데 김장에서도 편리함을 추구하는 경향이 보인다.
문성준 대상 종가집 김치팀장은 "많은 정성과 노력이 들어가는 김장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절임배추나 시판양념 등을 적절히 사용해 주부들의 수고가 최소화되기를 바라며, 소금의 양이나 젓갈 등을 선택해 주문할 수 있는 '나만의 김치'와 같이 취향이 존중되는 맞춤형 서비스를 이용하면 보다 만족스러운 김장김치를 맛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