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상장 요건을 미래 성장성 중심으로 개편하고 창업·중소기업 통합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 이를 위해 첨단 기술기업 유치와 연기금 등의 시장 참여를 확대하도록 유도하겠다"
정지원 한국거래소(KRX) 신임 이사장(사진)은 3일 부산 남구 문현동 국제금융센터(BIFC)에 있는 거래소 본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생산적이고 역동적이며 신뢰받는 자본시장을 구현하겠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정 이사장은 취임식에서 "코스닥시장이 창의와 혁신이 살아 있는 모험자본 조달의 산실로 자리매김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 상장 요건을 미래 성장성 중심으로 개편하고 창업·중소기업 통합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며 "이를 위해 첨단 기술기업 유치와 연기금 등의 시장 참여를 확대하도록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이 코스닥시장 육성에 가장한 의지를 보인 것은 자본시장이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 국민소득 증대를 견인할 수 있도록 시중 자금을 생산적인 분야로 흐르도록 해야 한다는 판단이 깔렸다.
그는 저금리·고령화시대에 자본시장이 국민 재산증식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투자자와 업계의 새로운 니즈(Needs)에 부합하는 상품 라인업을 갖출 것을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또 "차세대 시장감시시스템을 구축해 불공정거래를 예방하고 원칙준수·예외설명 방식의 자율공시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거래소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거래소에 경쟁력 강화 방안도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는 "증권시장은 주문유형 다양화, 시장조성 강화 및 차익거래 활성화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대하고 파생상품 시장은 금리 및 외환파생상품의 확충 등을 통해 기관투자자 중심의 위험관리 시장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지역 민심을 배려한 말도 있다.
그는 "부산이 해양·파생상품 특화 금융중심지로 견고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함께 발전하겠다"고 언급했다.
부산 출신인 정 이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부 인력개발과장, 금융감독위원회 은행감독과장,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을 거친 뒤 2015년부터 최근까지 한국증권금융 사장을 맡았다.
한편, 정지원 이사장은 향후의 조직운영 방향에 대해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 유래된 '붉은 여왕 가설'소개했다. 이 가설은 이상한 나라 앨리스의 후속 편에 등장하는 붉은 여왕을 내세운 가설로 자신이 움직이면 주변 세계도 함께 움직여서 다른 사람을 앞지르려면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는 의미를 지닌 대표적인 진화론의 가설 중 하나다.
정 이사장은 "자본시장의 중심에서 일한다는 소명의식을 갖고 맡은 바 소임을 충실히 수행해 달라"면서 "격의 없는 소통, 일과 삶의 균형이 있는 조직문화 조성 및 열심히 일하는 직원에 대한 공정한 평가와 보상을 해주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