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8일 진행한 유남석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후보자의 정치적 편향성과 사법기관이 대거 구입한 후보자 장인의 미술작품이 도마 위에 올랐다.
우선 야당들은 유 후보자가 '우리법연구회' 창립 멤버라는 점을 근거로 후보자의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우리법연구회는 진보성향의 판사 모임으로 알려져 있다.
자유한국당 정갑윤 의원은 "유 후보자가 헌법재판관으로 내정됐을 때 많은 국민이 헌재마저 좌편향되는 게 아니냐고 우려를 했다"며 "유 후보자가 재판관으로 임명되면 헌재도 문재인 정부의 코드에 맞추는 게 아니냐는 견해가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여상구 의원은 "법원 내에서 정치적인 발언을 하는 법관들 대부분이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라며 "사법부의 신뢰를 떨어뜨린다"고 지적했으며,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도 "지금 (우리법연구회 출신들이) 사법부나 헌법재판소, 법무 관련 단체를 구성해 편향적인 인사라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 후보자는 "우리법연구회가 발족할 때 편향적인 사람들로 구성되지 않았다"며 "판사들은 어떤 활동을 하더라도 편향된 시각을 갖고 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1988년 외국 학술, 법률 이론 연구를 안 할 수 없어 다양한 법률 문제 연구를 위해 우리법연구회가 창립된 것"이라며 "판사들은 중립성 있고 균형적인 시각으로 사건을 바라본다"고 강조했다.
인사청문회에서는 유 후보자의 장인인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민경갑 화백의 미술작품을 법원·헌법재판소 등 사법기관에서 대거 구입한 사실을 둔 공방도 이어졌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전국 법원이나 헌법재판소 등이 구입한 유 후보자 장인의 미술작품이 22점, 2억1000만원"이라며 "특히 유 후보자가 1993년 헌재에서 근무할 때 헌재는 4200만원을 주고 유 후보자 장인의 그림을 구입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민 화백은 생존해 있는 작가 중에 인지도가 15위다. 한국화 작가 가운데 상당히 높은 순위다. 명실상부한 한국화의 대표 작가"라고 말했으며, 같은 당 박주민 의원은 "헌재가 소장한 예술품 71점 가운데 민 화백 그림은 단 1점"이라며 "법원이 소유한 민 화백 그림 21점 중 9점만 구입하고 나머지는 기증받은 것"이라며 특혜 의혹을 반박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도 "30년 전 뉴욕에서 살 때 민 화백이 전시회를 한 적이 있다"며 "의원회관 사무실에도 민 화백의 그림이 걸려 있다. 오히려 민 화백의 그림이 저평가돼 있다"고 말했다.
유 후보자는 이와 관련해 "법원과 헌재에 (장인의) 그림이 많이 걸려 있는 것은 알고 있다. 특히 헌재는 청사를 이전하면서 그림을 구입한 것 같다"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인사청문회에서는 동성애·동성혼, 양심적 병역거부, 사형제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한 질의도 있었다.
유 후보자는 동성애·동성혼 문제와 관련해 "동성애와 동성혼은 달리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동성애는 찬반을 논할 수 없다"고 말했으며 "(동성혼은) 국민들의 전체적인 의사가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서는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어 징병제를 실시하고 있는 우리 현실을 고려할 때 형사처벌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형사처벌에도 불구하고 양심·종교의 자유를 이유로 한 병역 거부가 반복되고 있어 개선의 필요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국가 안전 보장의 가치와 기본적 인권 보장의 가치를 조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