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군제(光棍節·11월11일)을 맞이하며 국내 유통업계도 '대박' 매출 실적을 올렸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의 중국 법인 '이랜드차이나'와 현대백화점 역직구 사이트 '글로벌H몰' 등이 중국 광군제 특수를 누렸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제'는 매년 11월11일로 '1'에 외로운 싱글의 의미를 담은 '독신자의 날'이다. 주로 솔로들의 지갑이 열리는 날로 알려지면서 현재 중국 최대 쇼핑데이로 자리잡았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올해 광군제 하루 동안 1682억 위안(28조3078억원)의 최대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이랜드차이나는 광군제 하루 동안 온라인 쇼핑몰 티몰(天猫)에서 4억5600만 위엔(한화 약 76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달성했던 일매출 3억2900만 위엔(한화 약 563억 원)보다 39% 증가한 수치다.
이랜드차이나는 지난달 20일부터 시작한 사전 판매(상품 가격의 10%를 미리 내고 상품을 선점하는 것)를 통해 지난해보다 64% 증가한 194억원의 사전 매출을 확보했다.
이어 광군제 당일에는 이미 오전 10시에 지난해 매출을 넘어선 3억5000만 위엔(한화 약 588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번 광군제 기간 이랜드는 티몰에서 이랜드와 프리치, 스코필드, 포인포 등 19개 개별 브랜드관을 운영했다.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이랜드의 모직 더플코트로 1만1000장, 24억원어치가 팔렸다. 가장 빨리 완판된 상품은 1시간 만에 완판된 스코필드 트렌치 코트와 포인포 아동 다운파카다.
앞서 이랜드는 지난 1년 간 빅데이터 분석과 고객 피드백 등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고 상품과 디자인, 마케팅, O2O(Online to Offline), 물류, IT영역의 업그레이드를 진행했다.
우선 고객층에 맞춰 온라인 전용 상품을 만들었다. 대표적으로 10대 소비자가 온라인 주력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어 연령에 맞춘 상품 소개, 영상 제작, HTML5 게임(모바일·PC 등 모든 디바이스에서 실행 가능한 게임) 제작 등으로 고객 체험 요소를 강화했다.
또 광군제 당일 시간대별로 고객의 니즈가 다르다는 것을 파악하고 행사 시작 후 30분 이내에는 사은품을 제공하고 마감 2시간 전에는 구매 독려를 위한 장바구니 쿠폰을 제공하는 등 시간대별로 다른 혜택을 제공해 쇼핑 만족도를 높였다.
지난해 광군제 매출 성장을 견인했던 O2O를 올해는 한 단계 더 진화됐다. 고객 최단거리 배송, QR코드 활용 배송정보 제공, 클라우드 서비스 안정성 향상 등을 통해 대고객 서비스의 질을 높였다.
또 상품과 서비스를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똑같이 즐길 수 있는 스마트 매장을 운영하며 고객들이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쇼핑 환경을 조성했다.
이랜드는 물류 인원을 평소보다 20배 늘려 3일 안에 100만 건(190만 장)의 배송을 모두 완료할 계획이다.
이랜드차이나 관계자는 "이랜드의 차별점과 강점을 인정한 티몰이 광군제 기간 이랜드 브랜드를 A급 위치에 노출하여 접근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한편 이랜드차이나는 2013년부터 광군제에 참여해왔다. 2013년에는 50억, 2014년 200억, 2015년 317억 원, 2016년 563억 원의 매출액을 각각 달성했다.
현대H몰은 지난 1~10일 '글로벌H몰'에서 발생한 '광군제' 관련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96%까지 상승했다. 지난 1년 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던 중화권 고객 비중이 70%까지 회복된 셈이다.
현대H몰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인 매출이 감소하면서 중화권 고객 비중이 절반까지 떨어졌다"며 "올해는 사드 사태가 원만하게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 심리 덕에 전체 매출과 중화권 고객 매출 비중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H몰은 지난 2014년 오픈한 역직구 전문 사이트다. 지난달 말 'G마켓 글로벌관'에 정식 입점해 100여개국에 약 60만개 상품을 판매하는 등 유통 채널을 넓혀가고 있다.
황선욱 현대홈쇼핑 현대H몰사업부장(상무)은 "글로벌 마케터들의 활동을 통해 세계 각지에 '글로벌H몰'을 적극 알리고 있다"며 "G마켓 글로벌관 외에도 해외 사이트와의 직접 제휴를 통해 역직구 매출을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K뷰티도 광군제 특수를 누렸다. LG생활건강은 티몰닷컴에서 전년 대비 화장품 매출이 68%, 생활용품 매출이 104%가 각각 증가했다.
역직구 사이트인 티몰 글로벌에서도 화장품과 생활용품 모두 지난해보다 46% 가량 매출이 늘었다.
브랜드별로 보면 후는 티몰닷컴에서 지난해 광군제 대비 매출이 54% 늘었다. 인기 제품 '천기단 화현세트'는 지난해 판매량의 160% 가량 늘어난 3만1000여세트가 판매됐다. 티몰 글로벌에서는 후 '수연2종' 제품 매출이 지난해 광군제 대비 500% 성장했다.
'숨'은 티몰닷컴에서 지난해 광군제 대비 매출이 112% 증가했다. 매출 1위 제품인 '타임에너지 세트'는 지난해 판매량보다 220%가량 늘어난 1만7000여세트가 판매됐다.
한방 성분으로 중국인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프리미엄 한방 생리대 '귀애랑'은 티몰 글로벌에서 20만개가 판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