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 빅3'가 중국의 철강산업 구조조정으로 올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4분기에도 상승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초까지 중국산 철강 제품의 과다 공급으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는 국내 철강업체들이 중국 철강업계가 구조조정을 하는 동안 영업 역량을 강화하고 실적 반등에 나서고 있다.
1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나란히 7%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포스코는 매출 15조361억원에 영업이익 1조1257억원으로 영업이익률 7.5%를, 현대제철은 매출 4조8202억원에 영업이익 3396억원으로 영업이익률 7.0%를 각각 기록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중국 철강산업의 구조조정, 신흥국·개도국의 견조한 수요 성장 기대 등으로 철강수요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원가절감, 고부가가치 판매 확대 등 내부수익 창출 노력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3분기 매출 1조5544억원에 영업이익 725억원으로 영업이익률 4.6%를 기록했다. 철강 빅2에 비하면 다소 낮은 수준이지만 국내에 고로를 운영하지 않아 원가경쟁력에 한계가 있는 구조를 감안하면 양호한 이익률이다. 전년 동기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은 포스코가 8.8%, 동국제강이 10.2%를 기록하기도 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차입금 규모가 크게 줄며 동국제강의 부채비율은 3분기 말 기준 122.6%으로 2008년 이후 10년 내 최저 수준까지 낮췄다"며 "4분기 건설 경기의 호조가 당분간 유지되고, 조선 업황이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향후 추가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원료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지속적으로 반영하고 있어 매출과 수익의 성장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철강 빅3가 일제히 3분기 실적 호조 배경에는 중국발 '철강 감산'이 있다. 최근 중국 정부는 대기질 개선을 목표로 중국 대표 철강 생산지역인 탕산·한단의 철강 생산량의 50%감산을 단행하는 등 강도 높은 환경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로써 글로벌 철강가격 하락의 주 요인으로 꼽히던 중국발 철강 과잉공급이 해소 국면에 들어섰다.
이에 국내 철강업체들은 고부가 제품을 통해 수익성 높이기에 나서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에서는 동국제강이 가장 먼저 개별 제품 브랜드를 론칭했다. 지난 2011년 건설용 컬러강판에 '럭스틸'이라는 브랜드를, 2013년 가전제품용 컬러강판에 '앱스틸'이라는 브랜드를 각각 붙였다. 철강·화학 등 소재기업이 제품 브랜드를 구축하는 일은 흔치 않았다. 구매사와 처음 거래관계를 맺을 때 가격·성능의 최적점을 찾아두면 구매사 입장에서 공급선을 바꾸는 게 번거로워서다.
포스코는 지난해 8월 초고장력강판 브랜드 '기가스틸'을 내놨다. 기가스틸은 양쪽에서 잡아당겨도 강판이 찢어지지 않는 인장강도가 1기가파스칼(GPa) 이상이라는 뜻이다.
현대제철은 11월 1일 내진용 철강재 브랜드 '에이치코어'를 론칭했다. 에이치코어는 '현대제철(H)이 대한민국을 안전하게 만들어 나가는 중심(CORE)이 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세계 전체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의 과잉 철강 공급은 그동안 철강 업계에큰 부담으로 작용했다"면서 "그 동안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한 감산에 나서는 상황에서 난방기 환경규제는 국내 철강업계에 긍정적 영향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이어 "4분기에는 원재료 가격이 안정돼 있는 한 추가 단가 인상은 없을 예정"이라며 "다만 4분기가 철강업의 계절적 성수기인 만큼 실적이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