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소기업들과 정책 담당자들이 일본으로 몰려가고 있다.
'혁신'이 4차 산업혁명시대에 최대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한때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일본을 배우고 협력하기 위해서다.
13일 코트라(KOTRA)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14일 일본 도쿄에서 '코리아 IT 엑스포 2017'을 개최한다. 엑스포에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관련 국내 중소·중견기업 40개사가 참가한다.
또 일본에선 NTT도코모, 후지쯔, NEC, 소프트뱅크 등 유력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100여 개사가 자리를 같이 해 1:1 수출상담회, 취업상담회, 한국 ICT 세미나 등을 진행한다.
특히 3D 치과 진료기기를 생산하는 레이는 VR 기술을 활용한 치과진료 솔루션 기업 메가젠재팬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일본 치과병원에 관련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또 데이터베이스 보안 소프트웨어 기업인 웨어밸리는 NEC와, 모바일 통신장비 기업인 에이치에프알은 후지쯔와 각각 MOU를 체결해 현지 ICT 시장 진출 확대에 나선다.
또 아마존재팬, 라쿠텐 등 일본 대형 ICT기업 7개사는 한국 구직 희망자와 채용면접도 진행한다.
일본의 대표적인 패션 전자상거래 사이트 'Shoplist.com'을 운영하는 크루즈의 쿠스노기 아야코 인사 담당자는 "한국 인재들은 어려운 과제가 주어졌을 때 열심히 노력하는 자세가 좋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채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일본 ICT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약 90조7000억엔(896조원)으로 일본 주요산업 중 가장 크다. 일본 정부는 2013년부터 국가 신성장 플랜을 수립해 ICT를 한층 고도화시키고 있다. 침체돼 있는 제조업을 활성화시키고, 유통·물류·서비스분야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다.
KOTRA 조은호 일본지역본부장은 "이번 행사에선 총 1050만 달러(117억원) 규모의 MOU가 체결돼 빠른 시일 내 실질적인 성과가 기대된다"면서 "일본은 인구 감소를 겪고 있어 유통, 농업, 의료 등 인력 대체효과가 높은 분야에 대한 ICT솔루션에 관심이 큰 만큼 창의력 있는 우리 기업과 인력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대표적인 중소기업 지원기관인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임채운 이사장은 13일 도쿄 현지에서 열린 '제18차 한일중소기업진흥정례회의'에 참석해 양국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기관 간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 정례회의는 중진공과 일본의 중소기업기반정비기구가 1997년부터 매년 개최해오고 있다.
행사에서 임 이사장은 중진공의 창업성공패키지 등 창업 및 중소기업 지원정책과 성공사례를 발표했다. 또한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결, 생산성 향상, IT 활용률 제고 등 전반에 걸쳐 다양한 해법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임채운 이사장은 "중소벤처기업부 승격에 따라 중진공은 중소기업 지원의 폭과 깊이를 확장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한국과 일본은 경제구조가 비슷한 부분이 많아 이번 회의를 통해 양국 중소기업 지원기관 간 공감대를 강화하고 우리 중소기업들의 성장과 수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