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최고의 핫 아이템은 지주회사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5대 그룹 최고경영자(CEO)와 만난 자리에서 "국민적 입장에서 기업들의 자발적인 개혁 의지에 여전히 의구심이 남아 있다"고 밝히면서 증권가를 중심으로 지배구조가 화두가되고 있다.
특히 '지나가는 어린 아이도 안다'는 지주사 테마가 시장의 핫 아이템이 된데는 새 정부 들어 추진된 공정거래법과 상법 개정안, 스튜어드십 코드 활성화 등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삼성전자가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게 시발점이었다. 잠시 지주회사 전환 계획을 미뤘지만 "여건만 갖춰지면 언제든지 추진될 수 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투자가치에서 지주사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2018년 LG, SK, CJ, 한화, 두산의 배당수입이 23%에 달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때문에 고배당 투자는 배당수익뿐만 아니라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이란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는 기대도 함께 해볼 수 있다.
26일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LG, SK, CJ, 한화, 두산 등의 합산 기준 2018년 배당수입 성향은 약 23%다.
회사별로는 LG 13.6%, SK 40.6%, CJ 6.3%, 한화 8.0%, 두산 70.0%로 추정된다. 이는 지주회사의 배당수입은 전년도 순익에 대한 배당을 차기년도 1분기에 수취한다는 점에서 2017년 연결 순익 대비 2018년 배당수입을 추정한 결과다.
SK는 지주회사의 핵심 자회사 중 하나인 SK E&S의 배당성향(순익에서 배당이 차지하는 비율)이 80%를 웃돈다. 무디스는 액화천연가스(LNG) 도입부터 열생산에 이르는 SK그룹의 LNG 밸류체인 내 핵심 자회사로서 SK E&S의 전략적인 중요성과 SK E&S의 위기시 예상되는 높은 수준의 평판 리스크를 고려할 때 SK그룹 지주사인 SK㈜의 높은 지원 의지도 지속될 것으로 봤다.
배당 성향이 70%에 달하는 두산의 경우 그간 사업 재편 과정에서 1회성 자회사 배당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LG, CJ, 한화는 물론 자회사 수익성이 좋지 않았거나 아직 성장기에 있다는 점에서 자회사의 배당성향이 낮은 편이다.
하나금융투자 오지원 연구원은 "국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의 확산은 지주회사에게도 매우 긍정적인 이슈이다.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는 결국 그간 미진했던 국내 기업들의 주주환원율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주주가치 증진, 지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자회사의 실적 개선이 나타나더라도 지주회사의 실질 현금흐름 개선은 미약하니 자회사 대비 배당 증가 여력 또한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향후 자회사 전반의 주주환원이 높아진다면 자회사 지분가치 대비 과도했던 주가 할인율은 축소의 계기를 맞게될 것으로 예상한다" 고 덧붙였다.
모기업의 자회사 지분 대비 배당성향은 일반 기업에서도 높은 편이다. 삼성생명이 단적인 예다. 지난 10월31일 삼성전자는 대규모 배당 확대를 담은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2017년 연간 배당은 4조8000원, 2018년 배당은 9조6000억원으로 증액하고 2020년까지 이 수준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생명은 3분기 말 기준 삼성전자의 8.19% 지분(일반계정 기준 10,622,814주)을 소유한 최대주주이므로 향후 배당수입의 대폭 증가가 예상된다. 삼성전자 지분가치 상승 대비 주가 상승폭은 크지 않았지만, 향후실질 현금흐름 개선과 회계적인 순익 성장이 동시에 가능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