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선고일 앞두고 롯데는 '노심초사'
오는 12월 22일 롯데그룹 경영비리 혐의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을 앞두고 롯데그룹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신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으면 해외사업, 지주사 전환, 한일 통합경영 등 뉴 롯데 경영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30일 신 회장은 총수일가 경영비리 관련 1심 결심공판서 징역 10년에 벌금 1000억원의 중형을 구형받았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다음달 신 회장의 선고에 따라 법정 구속이 된다면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큰 걸림돌이 될것이란 분석이다. 지난달 12일 공식 출번한 롯데지주는 식품을 비롯해 유통 부문의 42개 계열사를 1차로 편입했다. 이후 관광·화학 계열사를 추가로 편입해야 한다. 그러나 신 회장이 법정 구속이 된다면 식품·유통 부문 이외 계열사들의 중간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상장 추진은 당분간 어렵게 된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의 상장으로 롯데그룹의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고, 지배구조를 확고히 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의 상장 규정을 살펴보면 회사의 경영투명성이 주요 상장 심사 요건이다. 한국거래소의 경영투명성 심사는 이해관계자와 거래 동기의 타당성, 거래조건의 합리성, 임직원에 대한 대여금 관리 등 내부통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검증이 포함된다. 그러나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 회장의 유죄 판결이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신 회장의 계획은 무산되거나 무기한 연기될 위기에 처했다.
이같은 위기에도 롯데그룹은 해외에 활발한 투자 사업을 벌이고 있다. 중국, 동남아시아 지역을 비롯해 중앙아시아, 유럽, 미국 등으로 점차 확장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 인도, 유럽, 미국 등지에서 투자했거나 투자할 예정인 해외사업의 규모만 100억달러(약 10조8000억원)에 달한다. 인도네시아에서 총 40억달러(약 4조3000억원) 규모의 나프타 분해 설비 증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베트남 호찌민 '에코 스마트 시티' 사업 등에 20억달러(약 2조1500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또 인도와 미얀마 식품 부문 인수·합병(M&A)에 2억5000만달러(약 27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으며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건설 중인 에탄 분해 시설 프로젝트 투자금은 35억달러(약 3조8000억원)에 달한다. 베트남에서도 총 사업비 2조원을 투입해 호찌민시가 베트남 경제 허브로 개발 중인 투티엠 지구에 백화점, 쇼핑몰, 호텔, 오피스 등이 결합한 에코스마트시티를 건설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회사인 크라카타우 스틸이 소유한 타이탄 공장 인근에 지난 2월 50만㎡를 매입하고 대규모 유화단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이같이 해외사업 투자에 최종 의사 결정권자의 부재는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또한 한일 통합경영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일본에서는 회사 경영진이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면 책임을 지고 이사직에서 사임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신 회장의 실형 선고를 받으면 일본롯데홀딩스는 이사회 및 주총 등을 통해 신 회장의 대표이사직 해임을 결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다음달 22일 롯데그룹 경영비리 혐의에 대한 1심 선고에 앞서 14일에는 '최순실 게이트' 연루 혐의에 대한 결심공판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