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방위를 따질 때 등장하는 삼살 방은 모르면 모를까 일단 듣게 되면 찝찝한 것이 사실이다. 요즘 같은 시대에 그런 게 어디 있어? 하는 사람도 많을 테지만 이왕이면 굳이 좋지 않다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누가 선호하겠는가? 여기에 더하여 대장군방(大將軍方)까지 등장하게 되면 정말 이 지구 상 어디에도 이사 가기 좋고 살기에 무탈한 장소를 찾기란 정말 힘들어지는 법이다. 대장군 방은 팔 장신(八將神)이 관장하고 있는 여덟 방위를 말한다. 여기서 팔 장신은 음양가(陰陽家)의 신들로서 태세(太歲) 대장군(大將軍) 태음(太陰) 세형(歲刑) 세파(歲破) 세살(歲煞) 황번(黃幡) 표미(豹尾) 등을 지칭한다. 도교의 믿음이 강하던 중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이 팔 장신을 존중했는데 실은 지구와 같은 행성들이나 별들에 신격을 부여하여 이름 지은 것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태세는 목성의 다른 이름으로 간지(干支)의 방향에 따라 순행한다고 보는데 목성의 순행 방위에서 길사(吉事)를 하면 탈이 없지만 나무를 벤다거나 하면 액운을 겪게 된다고 보는 것이다. 이 대장군 방위는 대장군 방은 뱀·말·양의 해에는 정동쪽 돼지·쥐·소의 해에는 정서쪽 원숭이·닭·개의 해에는 정남쪽 범·토끼·용의 해에는 정북쪽에 삼년간 머문다고 하는데 이 방위에서는 되도록 이사를 삼가야 한다, 동서남북의 네 방향과 각각 그 사이의 동남 동북 남서 북서 등의 네 방향을 합쳐 여덟 방향의 기운에 이름을 붙인 것이다. 태음 방위에서는 혼인이나 출산을 삼가야 한다고 보았고 세형 방위에서는 창업을 삼가야 한다고 했으며 세파는 물을 다스리는 신으로 그 방위에서는 배를 타거나 이사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고 했다. 세살 방위에서는 어떤 사람과도 교유를 삼가라 했고 황번 방위에서는 흙을 다루는 일을 표미 방위는 그 방위로 장가드는 것을 삼가야 한다고 했다. 도대체 이 방향을 피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어디 가당키나 하겠는가? 통설적으로 삼살 방은 뱀·닭·소의 해에는 정동쪽 돼지·토끼·양의 해에는 정서쪽 원숭이·쥐·용의 해에는 정남쪽 호랑이·말·개의 해에는 정북 쪽에 일 년간 머문다고 한다. 삼살방의 위력이 대장군방보다 더욱 세다고 한다. 대장군방과 달리 삼살 방을 따지는 기준은 자기가 사는 집의 현관문의 방향을 기준으로 따지는 것이라 알려져 있다. 내가 앉은 방향으로부터 따지는 것이니 아무리 동서남북의 방향이 정해져 있다 하더라도 각자가 앉은 방향 즉 사는 집의 현관문의 방향을 기준으로 보니 각자가 다를 수가 있다. 그러니 사람들마다 여러 방편이 있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그래서 굳이 삼살 방을 따질 것이 아니라 본인의 기운을 우선적으로 따져봐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김상회역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