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카드업계가 손실 만회를 위해 현금결제 시장 등 새로운 수익원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일부 카드사는 수익성 비상에 카드론을 대폭 확대하는 등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특별관리' 당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일각에선 카드업계 수익원 저하의 주된 요소로 꼽히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관련 정책의 부당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3분기 7개 카드사는 387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4838억원 대비 무려 19.8%나 감소했다.
'업계 1위' 신한카드는 1774억원에서 1495억원으로 15.7% 하락했고 롯데카드는 156억원에서 -267억원 손실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현대카드는 587억원에서 611억원으로, 우리카드는 315억원에서 195억원으로 각각 -12.9%, -38.1%의 손실을 보였다.
이 같은 카드업계의 실적 저하는 지난해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 인하에 이어 올 8월 우대수수료율 적용 확대 등 정부의 친(親)서민 정책의 결과로 풀이된다. 여신금융연구소는 지난해 당국의 카드 수수료 인하 방침으로 카드업계 연간 수수료 수익이 7000억원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올해 우대수수료율 적용 확대에 따른 업계 수익은 연간 3500억원 정도 추가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꾸준히 진행되면서 카드사들의 수익성 문제가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며 "그간 결제시장 확대 등으로 수익성 저하를 만회해 왔지만 향후 금리 인상 등으로 조달비용이 증가할 경우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호소했다.
실제 카드업계는 최근 화물차 운송료 및 보험료 납부 등 현금결제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현재 보험업계 합산 연간 납입 보험료는 200조원 수준으로 전체 보험료 납입액 중 카드납입 비중은 9.7%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손해보험사가 20% 수준으로 생명보험사는 2~3%에 그친다.
이 관계자는 "카드 수수료 등 전통적인 수익원이 위기를 맞으면서 자금 유동성과 안정적인 수입의 현금결제 시장을 꾀하는 등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업계는 또한 가맹점 수수료 수입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그나마 이자수익을 거둘 수 있는 카드론 대출을 늘리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카드사 최고경영자(CEO)를 한데 모아 카드론 증가 폭을 7% 수준으로 낮추라는 당부에도 불구 카드사들은 오히려 카드론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이날 각 사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카드론 이용금액은 총 9조35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90억원(7.2%) 증가했다. 신한카드가 조1956억원, 삼성카드가 1조7093억원으로 같은 기간 각각 12.9%, 14.2% 늘었다. 이에 따른 올 3분기까지 7개 카드사의 카드론 누적 이용금액은 27조2533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증가했다.
당국은 현재 내년 1월부터 카드사 카드론 증가세를 우려해 현재 연 27.9%의 법정최고금리 한도를 24%로 낮출 예정이다.
한편 카드사들은 최근의 순익 감소 등 위기감 고조로 말미암아 정부 정책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대정부 여론전을 내달 22일 국회에서 개최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업계 수익성을 가로막는 정부 정책에 카드사들이 이제 한계에 부딪혀 국회의 힘을 빌려서라도 정부에 부당함을 호소하기 위해 이번 간담회를 개최하게 됐다"며 "영세 가맹점이 힘든 이유는 가맹점 카드 수수료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