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8년 최저임금 시급이 올해보다 16.4% 인상된 7530원으로 책정되면서 유통업계가 노동력을 줄일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한창이다.우선 편의점 업계는 '무인결제' 시스템을 구축, 점포에서 일을 하는 직원의 노동력을 기존 대비 대폭 줄이는데 적극 나섰다. 카페업계도 앱으로 주문하는 시스템을 확장시키며 매장에서 주문을 받는 직원의 업무를 줄였다.
한 고객이 무인 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점'을 이용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무인시스템 본격 확산
편의점 업계에서는 세븐일레븐이 가장 먼저 '무인 편의점'을 선보였다. 지난 5월 세븐일레븐은 롯데카드, 롯데정보통신 등 롯데그룹 계열사 3사가 자사의 핵심 기술을 한데 모은 인공지능 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공개했다.
시그니처점에는 바이오인증을 통한 7개의 최신 ICT 기술이 도입됐다. 무인 POS와 바이오인증게이트, 전자가격태그, 디지털 담배자판기, 자동 개폐 쇼케이스, 스마트CCTV, 디지털 사이니지 등이다.
핵심 기술은 롯데카드의 정맥인증 결제 서비스 '핸드페이'(HandPay)다.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핸드페이는 사람의 신체 일부로 결제가 가능한 바이오페이(BioPay)의 일종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는 편의점뿐만 아니라 유통채널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며 "소비자에게는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 당시 월드타워 내 입점된 회사원, 롯데카드 이용 고객만 이용가능했던 시그니처점은 현재 모든 소비자들에게 오픈됐으며 엘페이로도 이용 가능하게끔 시스템이 업그레이드 됐다.
담배 자판기의 경우 지난 7월 금융감독원과 보건복지부의 승인을 통해 합법적인 판매가 가능해졌다. 신용카드 인증을 통해 입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곧 '성인만 들어올 수 있다'는 논리가 통했다.
세븐일레븐에 이어 CU도 무인결제 구축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모바일 기반의 셀프 결제 앱 'CU 바이셀프'를 개발했다. 스마트폰 하나로 상품 스캔부터 결제까지 모든 과정을 고객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현재 NHN엔터테인먼트 사옥 플레이뮤지엄 내에 위치한 CU 판교웨일즈마켓점(성남시)에서 테스트 운영 중이며 내년 상반기 내 전국 CU(씨유)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확대될 계획이다.
이은관 BGF 경영혁신팀장은 "현재는 보조적 결제 수단으로서의 역할이지만 차후 스마트 도어, 스마트 CCTV와 연계해 무인편의점을 실현하는 시발점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지난 5월 KT와 '차세대 퓨처스토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양사가 보유한 전문 역량과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첨단 기술이 적용된 '미래형 점포'(퓨처스토어)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오는 2018년 특별한 1~2개 점포가 아닌 모든 점포에 적용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빅데이터의 경우 GS리테일의 고객 결제 데이터와 KT의 유동인구, 최신 고객 정보가 결합하면 고객 분석의 정확도와 신뢰도가 향상돼 전국 1만2000여개의 GS25와 GS수퍼마켓, 왓슨스에서 고객 맞춤형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GS측은 설명했다.
신세계그룹이 전개하는 편의점 이마트 위드미도 지난 3월 스타필드코엑스몰 1호점에 무인 결제가 가능한 셀프 계산대와 카페 형태의 매장을 선보였다.
스타벅스 사이렌오더 이용고객이 3000만명을 넘어섰다. /스타벅스코리아
◆앱 오더도 인기
카페업계에서는 앱으로 음료를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이 인기다. 대표적으로 스타벅스가 지난 2014년 내놓은 '사이렌오더'는 지난달 기준으로 주문건수가 누적 3000만건을 돌파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사이렌오더의 이용건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루 약 50만명이 방문하는 스타벅스의 하루 평균 사이렌오더 이용건수는 지난 9월말 약 6만건이다. 이는 사이렌오더 런칭 당시 일 평균 주문 건수 2000건 대비 30배 증가한 비율이다.
이같이 앱으로 주문하는 O2O서비스는 점차 증가할 전망이다. 인건비 부담을 줄여야하는 유통업계에서도 시스템 구축을 통해 노동력을 줄이는 것이 이득이기 때문이다.
이디야커피도 스타벅스 사이렌오더처럼 모바일 앱에서 주문과 결제가 가능한 시스템을 더했다.
이디야커피가 이번에 선보인 '스마트오더는 이디야 멤버스 앱을 통해 음료를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는 기능이다. 가까운 이디야커피 매장을 선택해 주문을 전송하면 메뉴 준비 후 알림을 발송해 수령할 수 있다. 선불 충전, 자동 충전도 가능하다.
한편 이같이 유통업계의 첨단 시스템 도입을 두고 일각에서는 일자리 창출에 대한 걱정을 내놓고 있다. 결국 첨단 시스템이 구축되면서 노동력은 물론 일자리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향후 편의점 업계가 무인시스템을 전 점포로 확대하고 앱으로 음료를 주문하고 결제하는 트렌드가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되면 아르바이트생이 극소수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