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KB국민카드 윤웅원 사장, (오른쪽)우리카드 유구현 사장.
올 연말 임기만료를 앞둔 카드사 최고경영자(CEO)의 연임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국민카드 윤웅원 사장과 우리카드 유구현 사장이 바로 그 주인공. 각각 지난 2016년 1월, 2015년 1월 취임 이후 윤 사장은 첫 번째, 유 사장은 세 번째 연임에 도전한다.
두 카드사 수장의 연임 행보에는 최근 '빨간불'이 켜졌다. 3분기 KB국민카드는 '업계 2위' 삼성카드(순익 기준)와 격차가 700억원까지 벌어지며 '업계 3위' 자리에 머물렀고 우리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순익이 무려 40% 가까이 감소했다. 특히 KB국민카드의 경우 윤 사장 취임 전만 해도 '업계 1위' 신한카드에 이은 '업계 2위' 자리를 차지했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3분기에 전년 동기(821억원) 대비 2.1% 감소한 804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누적 당기순익은 2339억원으로 전년 동기(2354억원) 대비 0.6% 감소했다.
◆'업계 3위'로 내려앉은 KB국민카드
자산건전성 지표 역시 악화됐다. KB국민카드의 고정이하여신비율(NPL비율)은 윤 사장 취임 전인 지난 2015년 말 1.13%에서 올 9월 말 1.34%로 0.21%포인트 올라갔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여신 건전성 분류(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 가운데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의 부실채권을 의미한다. 비율이 낮을수록 여신 건전성이 양호함을 의미한다.
이 같은 경영실적으로 KB국민카드는 '만년' 업계 3위로 내려앉았다.
지난 2015년 말 3550억원의 당기순익을 올렸던 KB국민카드는 당시 3337억원의 삼성카드를 약 200억원 차로 앞섰지만 이듬해인 1분기 KB국민카드가 952억원의 실적으로 삼성카드(1021억원)에 2위 자리를 내준 이후 줄곧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정부 정책과 노선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카드론 취급액을 늘려온 업계 가운데서도 KB국민카드는 올 상반기 전년 동기 2491억원 대비 22.4%가량 증가한 3048억원의 카드론 수익을 냈다. 업계 내 가장 큰 증가폭이다. 문제는 정부가 140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 부실을 우려해 각 사에 카드론 확대를 자제하라는 조치를 취했다는 사실이다. KB국민카드는 결국 지난 5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카드론 확대에 따른 경영유의 조치를 받았다.
카드론 영업 확대에 따른 연체율 상승도 경영실적을 위협한다. 3분기 KB국민카드의 카드 연체율은 1.81%로 지난 2015년 말 1.53% 대비 0.28%포인트 늘어났다. 현금서비스 연체율 역시 같은 기간 0.99%에서 1.01%로 0.02%포인트 증가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KB국민카드의 투자비용 확대와 단기 수익 위주의 무리한 경영이 결국 KB국민카드의 순익과 경쟁력을 깎아먹고 있다"고 지적했다.
◆ 우리카드, 수익성 하락
우리카드 유구현 사장은 지난 3년간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하지만 올 들어 수익성이 눈에 띄게 떨어져 연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3분기 우리카드는 전년 동기 315억원 대비 38% 감소한 195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누적순익 역시 전년 동기 924억원 대비 12% 줄어든 813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 전반적으로 가맹점 카드 수수료 인하 등 정부 정책이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총자산순이익률(ROA)은 1.7%에서 1.3%로, 순이자마진은 18.6%에서 17.3%로 하락했다.
지난 2013년 출범 이후 한때 10% 가까이 오르던 시장 점유율도 3분기에 다시 8%대까지 주저 앉았다. 3분기 우리카드의 시장 점유율은 사용액 기준 전분기 대비 0.25% 하락한 8.85%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우리카드는 619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하나카드 751억원보다 뒤처졌다. 하나카드는 상반기에 전년(388억원) 대비 93.6% 증가한 순익으로 지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우리카드를 넘어섰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유 사장의 경우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왔지만 최근 이 전 행장이 최근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유 사장의 입지도 위태로워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