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1월 30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오전 열린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6년 5개월만에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손진영기자 son@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1월 30일 현 연 1.25%의 기준금리를 연 1.50%로 0.25%포인트 인상하고 "향후 성장과 물가 흐름에 따라 추가 금리 인상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준금리 인상은 지난 2011년 6월 이후 6년 5개월 만 처음이다. 이 총재가 내년 3월로 임기 만료를 4개월 앞둔 상황에서 지난 2014년 4월 취임 이후 첫 인상이기도 하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사상 최저 수준인 기준금리(연 1.25%)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조동철 금통위원이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소수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재는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의 내년 추가 금리 인상 전망에 대해 "추가적으로 몇 차례나 금리를 인상할 지 여기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과 향후 경제여건의 변화 등에 따른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살피고 (추가 금리 인상을)신중히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또 최근의 원화 강세와 관련하여 금리 인상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 "환율은 국내 금리나 내외 금리차에서만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다"며 "국내외 경제 상황이나 인플레이션 기대, 리스크에 대한 투자자의 태도 등에 더 큰 영향을 받는 등 환율 움직임을 기준금리 인상만으로 예단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이어 한은의 환율 대응 질문에 "한은은 환율에 대해 일관된 정책 스탠스를 갖고 있다"며 "환율은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하여 시장에서 수급에 의해 결정되어야 하지만 한 쪽으로의 쏠림 등에 의해 변동성이 과도할 경우 시장 안정화 차원에서 대응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면 물가에 영향을 준다"며 "이 같은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아울러 최근 수출 흐름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 경기에 대해 "반도체 경기가 어떻게 전개되느냐가 향후 경기판단에 있어 중요한 요인인 것만은 사실"이라며 "향후 1~2년을 내다본다면 4차 산업혁명 진전 속도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은 반도체 경기가 호조세를 이어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 총재는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을 언급하며 "정부 정책에 힘입어 소비 회복세가 완만하고 꾸준하게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도 잠재성장률 수준인 3% 내외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