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연일 강세를 보이던 원화가 약세를 나타냈다. 이날 한국은행의 6년 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이주열 한은 총재가 향후 금리인상에 신중한 모습을 보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통상 국내 금리인상은 원화 강세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 대비 11.4원 오른(원화가치 하락) 1088.2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7일 1088.6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4.7원 오른 1081.5원에 출발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상승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12월 금리인상 기대감이 높아진 영향으로 달러 가치가 상승했다.
전날인 29일 원·달러 환율은 1076.8원에 마감하며 지난 2015년 4월 30일 1072.4원 이후 2년 7개월 만 최저치를 기록했다. 당일 새벽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도 원화 강세를 막진 못했다. 이날 한은의 금리 인상은 당초 시장에서 이미 예견한 결과로 원화 가치의 추가 상승을 막을 수 있었다.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한국경제의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면밀히 검토, 통화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하며 추가 금리인상 속도가 시장 예상보단 빨리 진행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조동철 금통위원이 금리 동결을 주장하는 등 소수의견을 낸 점도 한은의 '금리인상 속도조절'을 예견했다.
다만 서울 외환시장은 12월 있을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상에 대한 경계감을 늦추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원·달러 환율이 1100원선에 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