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폴란드 바르샤바 아트호텔 스탈로바 52에서 열린 V30 공개 행사 모습을 V30로 촬영하는 모습. /LG전자
LG전자 MC사업본부장으로 스마트폰 사업을 이끌던 조준호 사장이 최근 LG인화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공석이 된 스마트폰 사업 수장 자리는 황정환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담당하게 됐다.
LG전자 내부에서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반등의 기회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신임 MC사업본부장인 황정환 부사장은 스마트폰 개발과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 OLED TV 개발 등의 경험을 두루 가지고 있다. 특히 OLED TV 성공 경험을 스마트폰에도 적용할 수 있는 인재라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도 "황 부사장이 단말사업부장을 맡은 이후 사업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내에서는 황 부사장의 MC사업본부장 임명보다 조 사장의 전출에 대한 기대감이 돈다. 한 LG전자 MC사업본부 직원은 "이전 스마트폰에서 적용된 차별화 요소들이 결국 제품 발목을 잡는 원인이 됐는데 대부분 조 사장이 강행한 것들"이라며 "앞으로는 제품 개발에서 직원들의 목소리를 보다 반영해주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MC사업본부에 근무하다 다른 사업부로 옮긴 직원 역시 "아래에서 무슨 얘기를 하더라도 위에서 듣지 않으니 어쩔 도리가 없다는 패배감이 팽배했다"며 "중간에 회사를 떠난 임원들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냉담한 감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간 LG전자 MC사업본부는 LG전자 전체 실적을 까먹으며 미운오리 신세가 됐다. G4를 선보인 직후인 2015년 2분기 영업이익이 2억원으로 줄었고 적자로 전환돼 그해 486억원의 손실을 냈다. 멀티미디어 특화 스마트폰 V10을 처음 선보였지만 반향은 크지 않았다. 그나마 전작 G3 등이 벌어들인 1분기 영업이익 729억원 덕분에 적자가 줄어들었다.
조준호 사장이 취임 직후 사업부에 소비자들이 가장 친숙하고 멋스럽게 느낄 수 있는 가죽 소재 적용을 지시한 결과 G4 후면에 가죽커버가 적용됐지만 이게 발목을 잡았다. 천연가죽으로 만든 G4 후면 커버는 제작공정만 12주가 걸려 비용 상승을 유발했다. 게다가 가죽커버는 스마트폰의 열 배출을 막아 스마트폰 온도를 높였고, '무한부팅' 등 성능 결함을 만들었다.
이를 두고 조성진 부회장도 "열을 잡아두는 가죽소재를 사용한 것은 기술적인 관점에서 맞지 않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야심차게 만든 모듈형 스마트폰 G5와 V10의 후속 V20를 출시한 지난해에는 1조2591억원의 적자를 냈다. G5는 설계불량과 그로 인한 공급 부족이 문제가 됐고 V20는 시장의 호평을 받았음에도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는 실패했다.
G6와 V30를 선보인 올해 역시 3분기까지 504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2015년 2분기부터 이어진 10분기 누적 손실액은 1조8100억원에 달한다. 조 사장이 MC사업본부를 이끈 11분기 가운데 취임 직후 한 번을 제외한 10분기가 적자였다.
올해 3분기까지 LG전자의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4조4327억원, 2조1017억원이다. MC사업본부에서 나온 누적 손실이 LG전자 전체 영업이익에 육박하는 것. 때문에 지난해부터 조 사장 교체설이 지속됐다.
조 사장 교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이번 교체는) 구본준 부회장의 외연이 넓어진 덕에 가능했던 것이 아니었겠느냐"며 "적자가 지속되며 내홍이 심했던 탓에 당분간 어려움이 지속되겠지만 MC사업본부가 반등의 기회를 잡은 것도 사실"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