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 문제로 당내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국민의당의 안철수 대표가 4일 통합 드라이브에 대한 의중을 드러냈다.
특히 국민의당 내 호남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탈당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도 안 대표는 당 생존·제3지대 등을 언급하며 바른정당과의 통합 명분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여 관심을 모았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의당이 당 대표로서 가장 큰 책무는 당을 살리는 것"이라며 "창당 정신을 확대하는 튼튼한 제3지대를 만들어 다당제를 확실히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 등 기득권 양당 구조 혁파·지역구도 극복·박제화 된 정치이념 극복·정치세력 및 인물 교체 등을 4대 개혁과제로 제시했다.
안 대표는 제3지대론과 관련해 "지난 대선에서의 패배가 기득권 양당구도를 혁파하기 위한 3지대를 만들었어야 했다는 교훈을 줬다"며 "기득권 양당의 철옹성을 깨지 못한다는 것은 국민의당의 생존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5월 대선에 패배한 후 당이 처한 한계와 한국 정치구도를 볼 때 '이대로 안 되겠다'고 생각했고, 이게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한 이유이기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그가 국민의당을 창당할 때부터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던 내용들이지만,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이 본격화되고 있는 시점인 만큼 통합 드라이브를 위한 명분 구축이라는 해석이 많다.
다만, 안 대표는 당내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듯 이 자리에서 "정책연대를 통해 과연 (바른정당과) 얼마나 생각이 같은가를 확인하는 중"이라며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안 대표는 이 자리에서 지난 국민의당 행보에 대해 "작년 총선에서 관심과 성원을 받은 후 더 큰 비전을 갖고 외연 확대와 혁신을 길을 갔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 '홍보 리베이트' 누명을 씌운 것도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국민의당이 어떨 때는 '민주당 2중대', '한국당 2중대'라는 모함을 받지만, 원칙과 합리성에 기반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관련해서도 "축적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며 "물 온도가 10도나 99.9도나 밖에서 보기에는 같지만, 99.9도가 되면 계기가 있으면 0.1도 차이로 끓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