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4분기에도 이 같은 실적 경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초호황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외국계 증권사 분석과 달리, 개인용 컴퓨터(PC)향 D램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름에 따라 시장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공장에서 연구원들이 공정 진행과정을 모니터로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5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의 표준 제품인 PC용 'DDR4 4Gb(기가비트) 512Mx8 2133㎒'의 평균 계약가격(고정거래가격)은 지난달 30일 기준 3.59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 말에 집계된 3.50달러보다 2.57% 상승한 가격이다. 10월의 평균 계약가격도 전달보다 7.69% 상승한 데 이어 두 달 연속으로 상승세가 지속했다. 지난해 말 가격(1.94달러)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 85.1%나 인상됐다.
D램익스체인지측은 "공급 측면의 증가가 제한되면서 11월에도 PC용 D램 가격의 상승이 계속됐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공급이 빡빡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낸드플래시 '128Gb 16Gx8 MLC'의 평균 가격은 9월 말과 같은 5.60달러를 유지하며 보합세가 계속됐다. 그러나 이 제품 역시 작년 말(4.22달러)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 32.7%나 인상된 상태다.
반도체 초호황이 이 같이 지속됨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분기,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4분기 매출액 66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16조9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11조9000억원으로 예상된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기대치보다 높은 16조9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며 "원화강세/달러 약세 영향이 제한적이고 반도체 부문에서 환율흐름을 상쇄할 정도로 D램 가격이 상승했고, IM(IT모바일) 부문에서 유로화 매출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 이순학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 상승과 제품 믹스 개선으로 인해 디램과 낸드의 평균판매가격(ASP)은 각각 10%, 1%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11조9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9000억원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도 4분기 매출액 9조500억원, 영업이익 4조15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다시 한 번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대우 도현우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 고점 논란이 있지만 실제 반도체 업황은 양호한 상황을 지속 중이고, 모바일 수요도 기존 예상보다 양호하다"며 "SK하이닉스는 4분기에도 사상 최대치 갱신을 지속할 것"이라며 말했다.
앞서 모간스탠리는 낸드플래시의 가격이 떨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D램 공급 과잉 우려가 있다며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또 CLSA는 4분기를 기점으로 반도체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비중 축소로 하향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