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이 지난 5일 수주한 터키 이스탄불 전동차.
현대로템이 연말 들어 폭발적인 '수주 러시'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로템은 이란과 터키 등 중동 철도시장에서 잇따라 대규모 철도차량 수주에 성공하며 사흘 새 1조 원이 넘는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철도 부문에서만 2조8000억원 가량을 수주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현대로템이 올해 또 다시 새로운 기록을 작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4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이스탄불시가 발주한 지하철 전동차 120량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계약 규모는 약 1565억 원에 달한다. 앞서 현대로템은 지난 2일 9293억 원 규모의 이란 디젤동차 450량 계약에 성공해 중동 철도시장에서만 1조858억원의 천문학적 수주를 달성했다.
이번에 수주한 전동차는 이스탄불시가 건설 중인 신규 지하철 노선에서 운행될 차량으로 이스탄불 서쪽 마흐뭇베이와 에센유르트를 연결하는 노선에 80량, 시 동쪽 두둘루와 보스탄즈를 연결하는 노선에 40량이 투입된다. 터널 구간 때문에 마흐뭇베이~에센유르트 노선 80량과 두둘루∼보스탄즈 40량의 차량 크기가 서로 다르게 제작되는 것이 특징이다. 차량은 현대로템 터키공장에서 제작돼 2020년까지 모두 납품되며 4량 1편성으로 운영 예정이다.
특히 이번 수주는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경쟁업체를 제치고 따낸 것이어서 의미가 더 크다. 현대로템 터키공장을 중심으로 차량 생산 현지화율 50% 조건을 달성하고 지난해 수주한 이스탄불 전동차 300량 사업에서 검증된 설계를 일부 적용해 납기를 단축하는 등 발주처 요구에 적극 대응한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올해 현대로템이 철도 부문에서 지난해 수주 물량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 2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경전철 16량(378억원 규모)의 수주를 시작으로 6월 이집트 카이로 3호선 전동차 256량+유지보수를 수주했다. 이어 서울 2호선, 4호선 전동차 등을 수주하며 12월 5일 현재 2조1386억원 규모의 수주를 확보한 상태다.
특히 올해 하반기 국내외 업체들의 발주 물량이 몰려 있어 향후 수주 물량은 추가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현대로템이 올해 4분기 철도 부문에서 본격적인 매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황어연 신한금투 연구원은 "작년 4조2000억원의 수주가 올 4분기부터 매출에 반영될 것"이라며 "내년 매출은 올해보다 15.2%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