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6일 문재인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을 우여곡절 끝에 처리한 가운데 치열한 '입법전쟁'을 예고하고 나섰다.
특히 예산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 과정에서 진통을 겪은 여야는 서로의 법안을 두고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법안 처리의 경우 예산안과 달리 여야 합의 없이 통과가 불가능해 벌써부터 '빈 손 국회'가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우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2월 중 임시국회를 소집해 입법 과제 처리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검경수사권 조정, 국가정보원 개혁,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문재인케어)를 위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 등 핵심 법안들에 대한 입법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예산 국회가 일단락됐고, 다음은 민생입법 국회"라며 "우리 앞에는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 어렵게 마련된 예산이 민생 회복의 동력으로 작용하도록 법과 제도개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인 중점 민생법안의 조속한 처리가 절실하다"면서 핵심 법안들에 대한 여야의 초당적 협조를 당부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입법 드라이브 모드로 태세를 전환했지만, 야당의 협조를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은 민주당의 핵심 법안들에 대해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으며, 노동개혁4법·규제프리존특별법·서비스산업발전법 등 이른바 '경제활성화6법' 관철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자유한국당은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이면거래'으로 인해 '패싱'이 이루어졌다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민주당의 협조 요청에 응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졌다.
실제로 이날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는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보이콧'을 하면서 예정됐던 법안 처리는 불발됐다.
이렇듯 첨예한 갈등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은 예산안 통과에서 나타난 국민의당과의 공조체제를 이어가며 돌파구 모색에 나선 모습이다.
민주당은 가동 중인 국민의당과의 '2+2(정책위의장·원내수석부대표) 협의틀'을 통해 공통 공약 법안 등을 중심으로 논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국민의당도 예산안 통과 과정과는 달리 민주당이 난색을 표하고 있는 지방자치법·국민체육진흥법, 규제프리존특별법 등 법안 처리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이 또한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