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로봇이 독일 밀레그룹 계열사로 편입된다. 사진은 신경철 유진로봇 대표. /유진로봇
로봇청소기 '아이클레보' 브랜드로 알려진 국내 로봇 전문 기업 유진로봇이 독일 가전기업 밀레그룹에 매각됐다.
유진로봇은 6일 최대주주가 신경철 유진로봇 대표에서 유한회사 시만으로 변경된다고 공시했다. 시만의 최대주주는 밀레그룹의 지주회사 이만토 아게(Imanto AG)가 된다. 이만토 아게는 시만에 52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시만의 최대주주가 될 계획이다. 시만과 이만토 아게는 내년 1월 10일 주당 3776원에 1377만7090주를 배정받는다.
유진로봇과 유한회사 시만의 대표이사는 신경철 대표가 맡기에 당분간 경영권은 유지할 전망이다. 1988년 설립된 유진로봇은 청소로봇, 물류로봇, 소셜로봇, 실외로봇 등 서비스 로봇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 60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 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됐다.
양사는 이번 매각 이유로 경영 효율화와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 R&D촉진, 글로벌 시장 개척 등을 들었다. 프리미엄 가전 회사인 밀레가 인공지능 로봇 분야에서 독자적인 기술력을 갖춘 유진로봇을 그룹 계열사로 들여 로봇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로 풀이할 수 있다. 또한 밀레가 의료용 장비를 제조·판매하는 만큼 유진로봇이 개발 중인 병원물류로봇 등 서비스 로봇 사업도 적극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밀레의 기존 제품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IoT 기술을 접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유진로봇과 밀레의 인연은 2012년으로 올라간다. 유진로봇은 2012년 밀레와 공동으로 청소로봇 개발을 시작해 'Scout RX1'을 2014년 선보였다. 이어 이 제품을 ODM 방식으로 밀레에 공급해왔다. 내년에는 공동 개발로 흡입력을 3배 향상시킨 Scout RX2가 출시, 유진로봇이 생산할 예정이었다.
유진로봇은 밀레의 유상증자 참여로 확보한 자금을 송도사옥 준공과 연구개발(R&D), 생산을 위한 고용확대 등에 투입한다.
신경철 대표는 "밀레 그룹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동시에 새로운 제품과 기술 개발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