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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로봇 밀레 매각… 속사정은?

유진로봇이 독일 가전기업 밀레에 매각됐다. 사진은 유진로봇이 출시한 로봇청소기 '아이클레보 오메가'. /유진로봇



로봇 전문기업 유진로봇이 독일 프리미엄 가전업체 밀레로 매각되는 가운데 신경철 유진로봇 대표의 결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7일 밀레는 유진로봇 유상증자에 참여해 4000만 유로(약 520억원)를 증자한다고 발표했다. 밀레 지주회사인 이만토 아게(Imanto AG)를 통해 80억원, 이만토 아게와 유진로봇의 합작법인인 유한회사 시만을 통해 460억원을 각각 투자하게 된다. 유진로봇도 지난 6일 제3자 유상증자 형식으로 밀레와 협력을 강화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밀레의 증자가 완료되면 유진로봇 지분의 51%는 이만토 아게가 보유하게 된다. 국내 로봇청소기 3위 기업이자 지난해 604억원의 매출을 올린 유진로봇이 밀레 그룹 소유가 되는 셈이다. 이는 기업 발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신경철 유진로봇 대표의 '전략적 배팅'으로 풀이된다.

유진로봇 1대 주주였던 신경철 대표는 보유 지분 전량인 293만4906주(12.58%)와 10회차 전환사채(7억원)를 시만에 현물 출자했다. 이만토 아게는 시만 보통주 1157만797주를 추가 취득할 예정이다. 유진로봇 최대주주가 되는 시만의 대표에는 신경철 대표가 내정됐다. 이만토 아게는 신 대표의 경영권을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대표 본인 지분을 전량 출자해 52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 회사를 살려낸 셈이다.

유진로봇에는 대규모 투자금이 절실했다. '국내 로봇 연구 1세대'라 불리는 신 대표가 이끄는 유진로봇은 청소·물류·소셜 등 서비스 로봇을 개발해왔다. 연구·개발(R&D)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150여명에 달하는 인력 가운데 로봇 인력이 100명이고 이 가운데 45%는 R&D 인력이다. 최근까지 물류로봇 고카트를 개발하며 R&D 투자에 상당한 투자를 이어왔다. 하지만 이는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유진로봇의 매출 대부분은 아이클레보 브랜드로 대표되는 로봇청소기에서 발생한다. 교육용 로봇 등의 비중은 크지 않으며, 실내 물류 로봇 고카트는 월에 1~2대 가량 판매되는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비용을 충분히 회수하지 못한 것.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7 유진로봇 부스에 전시된 '고카트 미니'(왼쪽)와 '고카트 01'의 모습. /오세성 기자



업계 관계자는 "고카트는 실내용 배달 로봇이며, 엘리베이터를 스스로 이용할 수 있는 수준의 인공지능을 갖췄다. 기술력은 세계적 수준에 이른 것"이라면서도 "유진로봇은 주 타깃으로 병원과 요양원 등을 설정했지만 이들 시장은 보수적이기에 로봇 도입에 속도가 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시장을 처음 만들어가는 단계이기에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의미다.

그 결과 유진로봇은 지난해 604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 6억원으로 적자 전환됐다. 올해 역시 3분기까지 700억원대 매출을 세웠지만 영업이익은 3억1000만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당기순이익은 5억8000만원 적자다.

유진로봇은 2012년 밀레와 손잡고 밀레의 가정용 로봇청소기 '스카우트'를 ODM 방식으로 생산 중인데, 이 비용마저 부족해졌다. 지난 6월 밀레 지주사인 이만토 아게는 스카우트 신제품 양산을 위해 유진로봇에 무담보로 480만유로(약 60억원)를 빌려주기도 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밀레가 52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하며 유진로봇의 지분 51%를 가져갔지만, 밀레는 신 대표의 경영권을 보장하기로 했다. 장기간 협력을 이어오며 양사에 신뢰가 쌓인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유진로봇에는 세계적 수준의 로봇 기술이 있었지만 국내외 시장을 창출할 여력이 부족했다. 이와 반대로 가전업계 세계적 기업인 밀레는 인공지능 로봇 기술이 부족했던 셈"이라며 "결과적으로 유진로봇이 밀레에 매각됐지만, 양사 관계가 돈독했고 신 대표가 회사를 우선한 결단을 내린 덕에 유진로봇은 더 큰 성장 기회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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