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을 겪고 있는 KDB생명보험과 MG손해보험의 희비가 엇갈렸다. MG손보는 최근 대주주 유상증자가 불발된 반면 KDB생명은 3000억원 규모의 유증에 성공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의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지난 15일 이사회에서 3000억원 규모의 KDB생명 유상증자를 의결했다.
앞서 지난달 KDB생명은 산업은행에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요청한 바 있다. 다만 산은은 이에 대해 KDB생명의 독자적인 생존 방안을 선(先)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퇴짜를 놨다.
KDB생명은 이후 임직원 우리사주 매입 및 임금동결 등 회생 방안으로 산은 이사회의 마음을 돌려 놓은 것으로 보인다.
KDB생명은 지난 3분기 현재 보험사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RBC)비율이 업계 최하위 수준인 116.18%로 당국 권고치인 150%를 크게 하회한다. 다만 이번 대주주 유증으로 160%대까지 뛰어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DB생명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시행을 앞둔 신지급여력제도(K-ICS) 등 대비를 위해 RBC비율을 200%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라며 "인력 구조조정 등 끊임없는 자구책으로 경영 정상화 노력을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대주주 유증 불발로 '벼랑 끝'에 내몰린 MG손보는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제3자배정 유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MG손보는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450억원 이상의 외부 자본조달을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 3분기 현재 115.6%까지 RBC비율이 떨어진 MG손보는 이를 높이기 위해 3자배정 유증에 희망을 걸고 있다.
MG손보는 앞서 KDB생명과 마찬가지로 대주주 유증에 앞서 자구책으로 사옥 매각 등 구조조정을 진행한 바 있다. 다만 대주주인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이달 초 임시 이사회에서 450억원 규모 MG손보 유증안을 부결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MG손보의 '매각설'이 '설'이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며 "대주주 유증안에 실패한 MG손보로선 현재 3자배정 유증안에 매달려야 할 판"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