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신생아 집단사망' 이대목동병원 압수수색…숨진 신생아에서 시트로박터 검출
지난 16일 신생아 4명이 사망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19일 이대목동병원을 압수수색했다.
이날 오후 1시45분께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수사관 13명을 투입해 이대목동병원 11층 신생아 중환자실과 전산실 등을 수색 중이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의 인큐베이터를 비롯해 석션, 약물 투입기 등 각종 의료기구와 전산실의 의무기록, 처방기록 등이 압수 대상이다.
경찰의 이번 압수수색은 병원 의료진의 과실 여부를 확인하려는 차원으로 보인다. 수사에 들어간 경찰은 유가족 동의를 얻어 일부 의료기록을 임의제출 받은 바 있다.
경찰은 의심되는 의료기구를 압수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감정을 의뢰할 계획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16일 오후 9시 31분께부터 오후 10시 53분까지 이 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던 신생아 4명이 순차적으로 응급조치를 받다가 사망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사건 당시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당직을 선 전공의 2명과 간호사 5명, 회진 중이던 교수급 의사 1명, 응급상황이 벌어지자 지원을 온 교수급 의사 3명 등 총 11명에 대해 조사 중이다.
경찰 측은 수사 경과에 따라 조사 대상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사망한 신생아 4명 중 3명에 대한 혈액배양검사에서 의료관련 감염이 의심되는 '시트로박터 프룬디(Citrobacter freundii)'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시트로박터균은 정상 성인의 장내에 존재하는 세균이지만 드물게 면역저하자에서 병원 감염으로 발생한다. 호흡기를 비롯해 비뇨기, 혈액 등에 감염을 유발하며, 항생제가 잘 듣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식, 동물과 사람의 대장과 소장에서 흔히 발견될 수 있지만 사람 간 전파는 주로 환자, 의료진, 의료기구 등 의료 관련 감염으로 발생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시트로박터 균이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나온 것과 관련해 의아스럽다는 반응이다. 시트로박터 균 자체가 성인 중환자실에서나 간혹 발견될 정도로 희소하기 때문이다.
감염원과 감염 경로는 해당 균의 유전자 분석결과가 나와야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분석 결과 3명에게서 검출된 균의 유전자까지 모두 동일하다면 같은 감염원에서 감염됐다는 쪽으로 무게가 실린다. 이럴 경우 이대목동병원은 병원 내 감염관리는 물론 신생아 중환자실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