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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삼성전자 때리기… '반도체 굴기'위한 발목잡기?

중국 정부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견제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하는 '1y나노 공정기반 8Gb DDR4 D램' 제품. /삼성전자



중국 정부가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업계를 적극 견제하고 있다. 중국이 반도체 굴기에 힘을 쏟고 있어 한국 반도체의 발목을 잡겠다는 심산으로 풀이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삼성전자 관계자를 불러 예담(約談)을 실시했다. 중국 정부가 행하는 예담은 기업에 실제 제재를 가하기 전 구두로 경고하는 일종의 최후통첩 의미를 갖는다. 삼성전자는 발개위로부터 조사 통보나 공문 등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중국 매체들은 반도체 가격 인하와 관련한 대화가 오갔다고 주장했다.

중국 매체들은 삼성전자 반도체 가격이 지난 6분기 연속 올랐고 내년 1분기도 인상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D램 시장 48%, 낸드플래시 시장 35.4%를 차지하고 있으며 메모리 반도체 시장 신규 진입이 어려운 점을 이용해 삼성전자가 가격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삼성의 반도체 가격 인상으로 중국 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지속적으로 피해를 입었고 발개위의 예담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대한 반독점 조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시장 진입장벽이 높다는 이유로 제품 가격을 올린다는 주장이지만 국내 업계 시각은 다르다. 실상은 중국 반도체 굴기에서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자 삼성전자 발목잡기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D램 가격 높였다?… 수요·공급 따져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의 표준 제품인 PC용 'DDR4 4Gb(기가비트) 512Mx8 2133㎒'의 평균 계약가격(고정거래가격)은 지난 22일 기준 5.05달러다. 지난해 말 1.94달러였던 가격과 비교하면 1년 사이 약 260% 상승한 가격이다. 삼성전자 등은 내년 1분기 모바일용 D램 가격을 3~5% 올릴 예정이다.

중국은 세계에서 생산되는 모바일용 메모리 반도체 50~60%를 소비하는 국가다. D램 가격 상승으로 중국 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 일견 타당해 보일 수 있지만 그것이 삼성전자의 잘못은 아니다.

D램 가격 상승에 대해 D램익스체인지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PC용 D램 가격의 상승이 계속됐다"면서 "반도체 공급업체들이 더 진전된 공정기술을 개발하는 데 장애물을 만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공급이 빡빡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중국이 삼성전자에 책임을 묻는 이유는 중국이 추진 중인 반도체 굴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기준 13.5%에 불과한 반도체 자급률을 2025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2014년 '국가 반도체 산업 발전 강령'을 발표, 국가반도체산업투자펀드를 만들었다. 이 펀드가 최근 2년 동안 투자한 금액만 26조원에 달한다. 해외 기업 인수, 시설 투자, 핵심 인력 스카우트 등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를 육성 중이다.

업계는 중국이 내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정부 지원을 받은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2018년 말쯤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특허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의 40%를 중국 브랜드가 차지한다. LPDDR4를 양산하게 된다면 중국의 모바일용 메모리 반도체 수입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초격차 못 벌리게 하기 위한 정책적 견제?

물론 국내 업계가 기술개발로 격차를 더욱 벌리며 따돌리는 것도 가능하다. 때문에 D램 가격을 낮추도록 압박을 가해 국내 업계의 발전을 늦추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내년 말 양산하는 D램은 2Gb 용량에 수율도 크게 떨어져 생산성이 떨어진다"면서도 "하지만 한 번 성과를 내면 정부 지원에 힘입어 무서운 속도로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치킨게임이 재현되면 생산력이 가장 중요하다. 이 격차를 벌리려면 고비용 선행투자가 이뤄져야 하지만 삼성전자 등은 현재 그럴 여건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업계는 올해 D램 시장이 전년 대비 20% 성장했지만 삼성전자 D램 생산량은 15% 증가에 그친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 D램 생산량 증가가 시장 성장을 밑돈 것은 2006년 이후 처음이다.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투자업체들은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이 내년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 전망도 예년 같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내년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이 올해보다 1.4% 줄어들고 시장 점유율도 19.2%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2014년 5300만대를 기록했던 TV 판매량도 올해 4300만대 수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내년 판매 목표량을 4000만대로 줄였다는 소문도 나온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대전환기에 놓였지만, 총수 부재 장기화 영향으로 투자 결정도 늦어지고 있다. 이로 인한 외국인 주주들의 불만도 높아져 주주환원 정책으로 주주 달래기에 급급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2020년까지 매년 약 10조원을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의 잉여현금흐름(FCF)이 2019년까지 50%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 선점과 설비 확대에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삼성전자가 반도체에서 벌어들이는 막대한 수익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가뜩이나 주주환원 정책 확대와 총수 부재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중국 정부가 반도체 수익까지 줄이며 미래를 위한 투자 자금줄 차단에 나선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체재가 없는 만큼 중국 정부가 당장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낮지만 향후 삼성전자에 대한 견제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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