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는 바의 소원을 모두 들어주는 신통력을 지닌 물체가 있다면 누구라도 그 귀한 보물을 얻으려 애쓸 것이다. 그래서 용이 승천할 힘을 얻었을 때 한결같이 신비한 여의주를 손에 지니고 있는 것이며 모든 중생의 고난과 어려움을 해결해 주신다는 관세음보살 역시 여의주를 지니고 계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죽하면 관세음 보살님의 여러 명호 중에도 여의륜보살(如意輪菩薩)이라는 칭호가 있지 않는가? 이 여의주는 역시 여의보주(如意寶珠)라고도 지칭되며 원하는 보물이나 의복 ·음식 등은 물론 병고를 없애준다. 뿐만 아니라 악을 제거하며 재난을 없애는 공덕이 있다고 알려져 있음은 물론 특히나 대승불교에서는 부처님이 가르친 불법(法:진리)이나 불덕(佛德)에 비유되기도 한다. 도리천에 주석하는 제석천은 수미산 정상에 있는 하늘에 머물면서 수미산 중턱의 사천왕을 거느리고 불법과 불제자를 보호한다. 제석천 역시 여의보주를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위에 말한 여의륜관음(如意輪觀音)보살이나 마두관음(馬頭觀音)보살 지장보살(地藏菩薩) 등이 지니고 있으면서 선한 중생들의 원을 채워주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특히 용이 오랜 기간을 수행하여 승천하려 할 때에 여의주를 얻지 못하면 승천은 꿈도 꾸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500여년 전 천재 화가이자 예술가인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예수 초상화 '살바토르 문디'(구세주)가 미국 뉴욕의 크리스티 경매에서 4억5천만달러(약 5천억원)에 낙찰됐다고 보도되었다. 원래 내놓았던 가격의 거의 5배 가격에 팔렸다는 기사가 난 것이다. 필자의 관심을 끈 것은 그 판매가격보다도 기사에 함께 나온 예수님의 초상화였는데 신기하게도 한 손에 수정 주를 들고 계셨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서기 1500년쯤 제작한 이 그림 속에서 예수님은 오른손을 들어 축복을 내리고 있는 모습인데 왼손으로는 크리스털 보주를 잡고 있는 예수의 상반신이 그려져 있었다. 하나님의 나라는 죽어서만 갈 수 있는 사후의 낙원 그 이전에 지금 현재 살아 있는 이 순간 삶의 무게의 고통 속에 신음하는 중생들을 위해 "수고하고 짐 진 자들이여, 내게로 오라." 하며 바로 이 순간의 어려움을 구고구난하시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예수는 기독교에서 얘기하듯 하나님의 아들의 지위뿐만 아니라 대자대비한 대보살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인데 수정보주를 들고 연민 심을 가지고 중생들을 응시하는 듯 한 그 그림은 이러한 생각을 더욱 확고하게 해주었다. 각자의 인연 맺은 지역과 시절 인연법에 따라 예수께 인생의 짐을 의탁하거나 관세음보살을 비롯한 불보살들께 삶의 무게를 위안 받는 것이니 중생들의 고통과 고난에 연민하는 모습들은 동서양이나 거의 다를 바 없는 모습인 것이다./김상회역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