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은 내년도 경기를 다소 '우울'하게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17년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내년도 제조업 업황전망 BSI는 83으로 올해 실적 BSI 84 대비 1포인트 낮게 조사됐다. 비제조업 업황전망 BSI는 82로 올해 실적 BSI 85 대비 3포인트 낮았다.
이번 조사는 제조업 1746개, 비제조업 1075개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BSI가 100 이하면 내년도 경기 전망을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업체수가 더 많음을 의미한다.
대기업은 88로 올해 실적 BSI 90 대비 2포인트 낮게, 중소기업은 77로 올해 실적 BSI와 동일하게 집계됐다. 수출기업은 87로 실적 BSI 90보다 3포인트 낮게, 내수기업은 81로 올해 실적 BSI와 같게 나타났다.
한편 이날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 역시 마찬가지 결과를 보였다.
한경연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내년 1월 전망치는 96.5로 20개월 연속 기준선인 100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외환위기 당시 1996년 7월부터 1999년 1월까지 31개월 연속 기준치 아래에서 맴돈 이후 최장 기록이다.
지난달 89.9로 최저 수준이던 BSI 전망치는 올 6월 99.1까지 상승한 뒤 다시 떨어져 내내 90대 초중반에 머물고 있다.
한경연은 "주요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지속하는 가운데 미국이 올해 세 차례 금리 인상에 이어 내년에도 긴축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업들은 (내년)글로벌 경기 관련 부정적 요소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고 설명했다.
대내적으로는 법인세율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기업 부담 가중을 우려했다. 우리나라는 내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인상하는 반면 미국은 법인세율을 현행 35%에서 21%로 낮추기로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임금 비용 증가와 법인세 인상에 따른 투자 둔화를 한국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꼽으면서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보다 0.2%포인트 낮은 3.0%로 제시한 바 있다.
업종별로 살피면 제조업은 95.8로 전월 93.2 대비 올랐다. 비제조업은 97.2로 전월 100.5 대비 하락했다. 부문별로는 내수 96.7, 수출 96.5, 투자 97.5, 자금사정 95.2, 재고 100.3, 고용 99.2, 채산성 97.0 등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송원근 한경연 부원장은 "올해 3%대의 경제 성장이 예상되지만 녹록지 않은 대외 환경과 법인세,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내년부터 기업 부담 가중이 현실화할 것"이라며 "'반짝 성장'에 그치지 않도록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환경 조성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