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예상보다 견조한 성장세를 기록한 미국, 유로(EURO), 일본, 중국 등 '빅4' 경제가 내년에도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해외경제 포커스'에 따르면 '빅4' 경제는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물가오름세는 다소 더딘 모습이다.
미국 경제는 최근 경제심리 호조 등에 힘입어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수준으로 성장세가 확대됐다. 다만 인플레이션은 연준(Fed)의 장기목표인 2%를 상당폭 하회했다.
유로지역 역시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내수 호조 및 수출 회복으로 예상을 상회하는 양호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소비자물가는 1.5% 내외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일본은 수출 및 설비투자 증가에 힘입어 7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더딘 임금상승으로 인해 낮은 수준을 보였다.
중국은 최근 환경보호 정책으로 인한 생산제한에도 불구 경기부양조치 및 대외수요 회복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에 비해 상승폭이 둔화됐다.
주요국 경제성장률 및 소비자물가 상승률./한은
주요 전망기관들은 내년에도 '빅4' 경제가 이처럼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경제는 글로벌 경기회복, 경제심리 및 금융여건 개선에 더해 확장적 재정정책이 가세하면서 올해보다 높은 성장률(2017년 2.3%→2018년 2%대 중반)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들어 사상 세 번째(101개월)로 장기간 이어진 현 경기확장기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으로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이나 일부 부문의 버블 형성 및 붕괴 등 과거 경기침체를 유발한 요인들이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유로지역 경제는 소비·투자 등 내수부문이 성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대외거래도 개선흐름을 이어가면서 2% 내외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남유럽 국가의 금융취약성이나 브렉시트 협상 애로, 이탈리아 총선 등 정치적 불확실성은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또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 지속 여부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일부에선 유로지역 경기가 QE 도입 당시에 비춰 크게 개선된 점을 강조하고 다른 한편에선 낮은 물가오름세와 유로화 강세 우려 등이 언급된다.
일본은 내년 중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다소 낮아지겠으나 수출과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잠재성장률(0% 후반)을 웃도는 성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다만 소비는 기대수명 연장에 따른 고령층의 보건·의료비용 대비 필요성, 공유경제 이용 등 청년층의 비용절약적 소비패턴과 같은 구조적 제약 요인으로 인해 빠른 회복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경제는 최근 대외여건 개선에도 불구 환경 및 주택 규제 강화에 따른 하방압력으로 인해 올해보다 낮은 6.5% 내외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부채에 대한 우려(지난 6월 말 기준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 163%)가 크지만 공급측 구조개혁의 지속 추진으로 기업의 부채비율이 하락하고 영업이익도 개선되면서 향후 기업부채 증가속도는 상당폭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내년 각국 경제는 미국 경기확장기의 지속가능성이나 중국의 비금융부문 신용 확대, ECB의 통화정책 방향, 일본의 가계소비 부진 등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